추석 술자리 필수템? 식약처가 검증한 '숙취해소제' 조건은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9.25 06:00  수정 2026.09.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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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입증된 제품만 '숙취해소' 표기 가능

컨디션·모닝케어·레디큐…상위권 대부분이 제약사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추석 연휴 술자리에서 '어떤 숙취해소제를 골라야 할까' 고민이라면 하나 알아둘 게 있다. 지난해부터 '숙취해소'라는 표현은 아무 제품이나 쓸 수 없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효과를 입증한 제품에만 숙취해소 표기를 허용하면서다. 진짜 효능이 곧 경쟁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HK이노엔의 '컨디션' 매출은 280억원으로 전년 동기(271억원)보다 3.4% 늘었다. 컨디션은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점유율 40%대를 차지하는 1위 제품이다. 음주 인구 감소로 숙취해소제 시장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외연 확대를 이뤄낸 모습이다.


배경에는 강화된 규제가 있다. 술을 마신 뒤 숙취가 발생하는 건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되면서 생기는 독성 물질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숙취해소제는 독성 물질을 빠르게 배출하도록 돕거나 수분 등을 보충해 신체 회복을 돕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런 효과를 이제는 과학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숙취 완화 효과가 통계적으로 입증된 제품만 숙취해소 표기를 쓸 수 있도록 했다.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제품의 과장광고를 걸러내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다.


규제 이후 숙취해소제 시장은 상위권 제품 위주로 재편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4년 시중에 유통되던 숙취해소제는 177개 품목이었다. 여기서 지난해 인체적용시험을 통과한 품목은 81개에 그쳤다. 나머진 96개 품목은 숙취해소 표기가 불가능해졌다.


대표적인 상위권 제품이 HK이노엔 '컨디션', 삼양사 '상쾌환', 동아제약 '모닝케어', 한독 '레디큐'다. 상쾌환을 빼면 나머지는 모두 제약사 제품이다. 이 밖에도 광동제약 '헛개파워', 동국제약 '이지스마트', 종근당 '헛깨땡큐골드,' 유한양행 '내일N' 등도 인체적용시험 통과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왜 유독 제약사가 두각을 나타냈을까. 임상 인프라와 자체 효능 원료를 갖춘 제약사가 유리했기 때문이다. 인체적용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설계도 까다롭고 비용 부담도 크다. 게다가 효능을 입증하려면 근거로 삼을 원료와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제약사는 신약 개발로 임상이 익숙한 데다 독자 성분까지 갖췄다.


실제로 제약사의 숙취해소제는 대부분 자체 개발 성분을 내세운다. 컨디션에는 HK이노엔이 자체 개발한 '미배아발효추출물' 등이 들어간다.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와 배출을 도와 숙취를 줄이는 원리다. 실제로 컨디션 섭취 후 충북대학교병원 임상시험센터에서 실시한 인체적용시험 결과 아세트알데히드 혈중 농도는 가짜약(위약) 대비 약 48.7% 낮아졌다.


동아제약 모닝케어의 주된 성분인 쌀눈대두발효추출물(RSE)은 알코올 분해를 도와 숙취를 줄인다. 한독 레디큐는 흡수율을 높인 커큐민인 자체 성분 '테라큐민'을 담았다. 커큐민은 음주로 생긴 염증을 가라앉혀 숙취를 덜어준다. 두 제품 모두 인체적용시험을 통과했다.


제약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숙취해소제에 인체적용시험이 의무화되면서 제품 출시에 앞서 객관적인 근거가 중요해졌다"며 "하지만 과학적인 입증을 통해 효능을 증명해야 하는 만큼, 제약사 제품이라고 무조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는 어려워진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차별화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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