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재제청 거부'에 전면전 선포한 민주당…탄핵 카드 꺼내나

김주혜 기자 (jhaefthr@dailian.co.kr)

입력 2026.09.23 05:30  수정 2026.09.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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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규탄대회 열고 "대통령 임명권 부정" 사퇴 촉구

법사위 현안질의 또는 국감 증인 채택 추진 나설 예정

법원조직법에 '재제청 절차' 명문화하는 방안 검토도

의총선 '탄핵' 의제 제외됐으나 추후 지도부 논의할 듯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여의도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 관련 규탄대회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하자, 더불어민주당이 긴급 의원총회와 규탄대회를 열고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국회 현안질의와 국정감사 증언대에 세우는 한편, 재제청 절차를 법률로 명문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의원총회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이 공식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 다만 범여권 법제사법위원들이 조 대법원장의 법적 책임을 거론하고 당 지도부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탄핵론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재제청 거부를 대통령의 임명권을 부정한 행위로 규정하며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대법원장이 찾는 헌법적 근거는 너무 명확하다. 헌법이 정한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 그 이상 명확한 근거가 어디 있겠느냐"며 "정말 모르는 것인지, 모른 척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무시하고 대통령과 권력 다툼을 하는 것인지 참으로 황당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본인이 하면 합헌이고 대통령이 하면 위헌인가, 국민이 하면 위헌인가 묻고 싶다"며 "바로 상식과 이성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단 국회 차원의 대응과 관련 법률 정비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설명하고 의원들의 의견을 개별적으로 들어보려고 했다"며 "지도부가 별도의 기조를 정하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탄핵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의원들에게 상황을 공유하고 법률적인 현안에 관해 설명했다"며 "직접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은 없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대통령이 대법관 후보자의 제청을 거부하고 재제청을 요구할 경우 대법원장이 일정 기간 안에 새로운 후보자를 제청하도록 법원조직법에 관련 절차를 명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김 정책수석은 "헌법상 대통령이 제청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그런 경우에 취해야 할 절차를 법원조직법에 규정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제청 기한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존속 기간 등을 검토 대상으로 거론했다. 후보자를 제청한 뒤 실제 임명되기 전까지 기존 추천위원회를 유지하고, 대통령이 후보자를 거부하면 같은 위원회에서 새로운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법 개정의 실효성과 위헌 가능성에 대해서는 "법원조직법을 개정했는데도 바뀐 절차를 지키지 않는다면 최소한 법률 위반은 명확해지는 것 아니겠느냐"면서도 "헌법에 근거가 없는 내용을 법률로 만드는 것이 효과가 있느냐는 문제와 소급 적용 문제가 계속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 탄핵론이 민주당 안에서 다시 불거지고 있다는 점도 묵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의총에서 탄핵이 공식 의제로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당 지도부와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 위원장은 자신이 이전부터 조 대법원장 탄핵 필요성을 주장해온 만큼, 이번 재제청 거부만을 이유로 새롭게 탄핵을 꺼내 든 것처럼 비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번에는 탄핵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제청 거부와 별개로 기존에 제기해온 사유를 토대로 탄핵 문제를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영교(가운데)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 관련, 조국혁신당·진보당 위원들과 함께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김의겸·이성윤·김동아·서영교·김기표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앞서 서 위원장은 이날 범여권 법사위원 기자회견 뒤 탄핵이나 형사 고소·고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국정감사가 얼마 남지 않았다. 국정감사에서 조희대를 출석하게 하고 이 내용을 따져 묻게 될 것"이라며 "그와 관련해 당 지도부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사위는 조 대법원장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해 긴급 현안질의를 열거나 오는 10월 6일 대법원 국정감사에 출석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 위원장은 "다음 주 월요일쯤 긴급 현안질의를 열고 일반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은 재판의 독립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사법행정의 문제"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며 "평상시에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없지만 국정감사에서는 발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사위는 재제청 거부뿐 아니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대법관 후보자들에게 연락한 경위 등 제청 과정 전반을 조 대법원장에게 물을 방침이다. 서 위원장은 "대법관 후보자들에게 전화한 일이나 대법관 후보자를 장기간 제청하지 않은 일은 재판의 독립과 관계가 없다"며 관련 문제를 계속 제기하겠다고 했다.


범여권 법사위원들은 손봉기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뒤 부결시키는 방식은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번 건은 첫 단추부터 조 대법원장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상태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서 부결시키는 방법과는 다른 문제"(김의겸 의원), "임명권을 형해화하는 제청권 행사에 대해 대통령이 이를 묵인하고 국회로 보내 부결하는 것은 정확한 해결 절차가 아니다"(김기표 의원), "대통령의 임명권을 거부한 것은 헌법 위반이 될 수 있다"(서영교 위원장)고 주장했다.


조 대법원장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범여권 법사위원들은 "대통령이 출국하자마자 재제청 거부 입장을 밝히고 추석을 앞둔 시점을 고른 데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본다"(김의겸 의원), "대법원이 대통령과 맞서는 형태를 보이면 사법부가 정치적 반대 세력으로 비칠 수 있다. 사법부 독립을 내세우면서 정치적 투쟁을 하는 모습"(김기표 의원)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당장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탄핵 절차에 착수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탄핵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의총에서는 탄핵이 논의되지 않았으나 범여권 법사위원들이 국정감사에서 책임을 추궁한 뒤 대응 방안을 지도부와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의 발단은 조 대법원장이 이날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대법원은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로는 2026년 8월 28일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 있을 뿐인데, 거기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재제청을 거부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재제청 요청 공문이 전자문서로 시행됐고 국무총리가 부서했다고 반박했다. 해당 공문에 손봉기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는 뜻도 명확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자를 거부한 이상 대법원장이 본인에게 부여된 헌법기관 구성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후보자를 다시 제청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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