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아닌 복구에 기여해야"…호르무즈 논의 방향 틀까

이바름 기자 (right@dailian.co.kr)

입력 2026.09.17 20:00  수정 2026.09.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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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서 범여건 파병 반대 목소리 잇따라

우원식 "이번 전쟁, 미국이 침략한 전쟁"…정당성 부족 지적

김준형 "파병, 가장 불법적·위험한 전쟁에 보내겠다는 얘기"

파병 아닌 복구에 기업 투입 방안 제시…석유·송유·조선 등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정치권과 국민적 반대가 거세다. 17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파병 반대 목소리가 잇따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종전 이후 복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미국의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에서는 범여권을 중심으로 파병 반대 목소리가 컸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라크 파병 때는 9·11 테러라고 하는 미국이 침략 당한 그런 전쟁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파병을 했던 정당성이 있었다'며 "이번 전쟁은 미국이 침략한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이란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요구에 따라 군사적 기여 방안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비전투자산을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취지다. 우 의원은 "군사적 개입까지를 검토하는 것은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도 "이라크 전쟁 때 파병 참여 국가가 48개국이었는데, 이란 전쟁은 지금 없다"며 "당시에는 이라크 군이 괴멸 상태였는데 지금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건재하다. 가장 불법적이고 가장 위험한 전쟁에 보내겠다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적 반대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파병이라는 큰 산을 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에서 파병을 결정하더라도 국회에서 파병 동의안이 가결돼야 하는데,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범여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이를 설득하기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노골적으로 우리나라의 협조를 요구한 만큼 이를 무시하기도 쉽지 않다. 나토(NATO)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한미연합훈련, 남북대화 등 굵직한 현안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다른 기여 방안으로 종전 후 복구작업에 민간기업들을 투입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기현 민주당 의원은 "전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절대 반대"라며 "종전 이후에 중동에 파괴된 석유·송유·조선 시설과 관련돼 복구에 한국 기업들이 굉장히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에 직접 파병 결정을 내리는 것은 국익에도 부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정해진 것은 없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파병'이라는 표현에 선을 그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국내에서 파병이라고 많이 설명을 하는데, 저희가 국제사회와 이야기하고 있는 건 기본적으로 기여"라며 "지역에 있어 안정을 회복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 내부적인 검토를 해왔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파병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인식을 줄이기 위해 '기여'라는 기존 표현을 다시금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파병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선은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로 향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이 문제에 대해 신중론으로 돌아선 분위기다. 당초 이날 예정됐던 NSC 상임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란이 거세지자 이를 의식해 숨고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이 문제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오는 18일 밤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 예정돼 있는 만큼, 회담 결과를 보고 NSC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파병 여부의 최종 결정권은 국군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에게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18일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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