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號' 출범 직후 호남 민심 곤두박질…민주당에 무슨 일이?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8.26 06:30  수정 2026.08.26 09:11

민주당, 호남 지지율 20%p 이상 급락

계파 간 충돌, 부동산 정책 등 하락 요인

"정책 추진의 가장 근본적인 '신뢰' 잃어"

당내 전열 정비하고 확실한 민생 성과 만들어내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김민석 신임 당대표 체제로 전환했지만 정당 지지율이 잇따라 하락하면서 새 지도부가 출범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지지율이 20%p 넘게 급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갈등과 새 지도부 인선 논란 등이 핵심 지지층의 피로감을 키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2~23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39.8%를 기록했다. 2주 전 조사보다 4.9%p 떨어진 수치다. 반면 국민의힘은 33.0%로 같은 기간 2.9%p 상승했다. 민주당은 하락하고 국민의힘은 상승하면서 2주 만에 양당 격차는 6.8%p로 좁혀졌다.


김 대표가 지난 17일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주장을 내걸고 당대표에 선출됐지만, 정작 전당대회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반등하지 못했다.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컨벤션 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호남 민심의 이탈은 더욱 두드러진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0~21일 실시해 전날 발표한 조사에서 민주당의 호남(전남·광주·전북) 지지율은 55.7%로 직전 조사(76.9%)보다 21.2%p 급락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전체 지지율도 41.9%로 직전 조사보다 6.0%p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37.6%로 4.5%p 상승했다. 두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민석 지도부 출범 직후부터 이어진 당내 갈등과 전당대회 과정에서 누적된 계파 간 충돌이 핵심 지지층의 피로감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김 대표가 전용기 의원을 지명직 청년 최고위원으로 결정한 것을 두고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청년 최고위원을 경선으로 선출하는 방안이 논의됐던 만큼, 김 대표의 인선을 두고 절차와 방식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새 지도부가 출범하자마자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계파 간 이견이 노출되면서 '원팀' 지도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대리투표 의혹도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에 대한 피로감을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전남광주 북구의원 출신인 정달성 청청유랑단장이 고령 권리당원에게 온라인 투표 방법을 안내한 것을 두고 대리투표 의혹이 제기됐고, 당내 징계 절차까지 이어졌다. 다만 중앙당윤리심판원은 해당 제소건을 기각했다.


여기에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와 맞붙은 정청래 전 대표가 45.92%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정 전 대표는 당원 투표에서 상당한 지지를 확보했고, 친청계로 분류되는 최고위원들도 지도부에 다수 포진했다. 전당대회가 끝났지만 친명·친청 간 정치적 긴장이 이어질 경우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계파 갈등에만 돌리는 데 선을 긋고 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주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부동산 문제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문제, 고금리 등 민생문제가 우리 당의 지지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당정청은 애를 쓰고, 노력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청년 최고위원 선출 등을 놓고 계파 갈등이 노출된 것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당대회는 어느 정당이나 치열하다"며 "우리 모두가 친명 정치인들이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합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여당을 둘러싼 부동산 정책 논란도 민주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용산공원 주택 공급 등을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 간 입장 차가 부각되는 가운데 주택 공급과 세제·대출 규제 등을 놓고 정책 혼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고유가와 고금리 등 체감 민생 문제가 겹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집권여당이면서 계속 신뢰를 갉아먹는 쪽으로 정책을 낸다.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문제"라며 "(부동산 문제에 대해) 비판이 쇄도하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이것은 안이기 때문에 안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면서 했던 말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율 교수는 "정책 추진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이 신뢰인데 집권여당의 최근 행보에서는 신뢰가 형성될 수 없다"며 "이렇게 신뢰를 잃는 상황이 반복되면 국민들에게 (민주당은 신뢰를 잃은 정당이라는) 편견을 심어줄 수 밖에 없다. 이런 점들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최근 지지율 하락에 대해 "국민께서 지금 이렇게 보는 부분은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전당대회가 끝나고 당 전체 중심으로 통합하고 화합하는 방향으로 일을 시작하고 있다. 지켜봐달라.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지도부가 출범 초기부터 직면한 최대 과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갈라진 당내 전열을 정비하는 동시에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될 전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전당대회 직후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계파 갈등과 지도부 인선 논란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지만, 부동산이나 물가처럼 국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문제도 함께 봐야 한다"며 "김민석 지도부가 당내 통합과 민생이라는 두 과제를 얼마나 빠르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지지율 흐름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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