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새 '국가소송·배상' 급증…'과거사 청산'에 공들이는 정부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6.07.18 11:54  수정 2026.07.18 11:54

지난해 국가소송 접수 1만4843건…전년 대비 19.1%↑

국가배상 접수 2년 연속 1만건 육박…10년 새 2배 급증

소멸시효 완성 이유 상소했던 국가배상소송 상소 취하

재심사건 무죄 따라 지급한 보상금 1084억…부담 증가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정부가 과거사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에 나서고 있는 것과 맞물려 국가소송·배상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과거사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을 위해 예산과 정책 보강을 이어갈 방침이라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배상은 확대 추세 지속이 예상된다.


18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소송사건 접수 건수는 전년(1만2466건) 대비 19.1%(2377건) 늘어난 1만4843건으로 집계됐다. 국가소송 접수는 2016년 이후 2023년까지 8년 간 횡보세를 보이다 2023년 이후 2년 연속(9598→1만2466→1만4843건) 증가했다.


국가배상사건 접수는 2024년과 2025년 각각 9970건, 9949건을 기록하며, 연달아 1만건에 육박했다. 1997년 집계 이후 국가배상 접수가 9000건이 넘어간 건 최근 2년이 유이하다. 10년 전인 2016년(4738건)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국가소송·배상 증가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활동이 일차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1기 위원회(2005년12월~2010년6월)가 권위주의 통치 시절 인권침해 사건 등에 초점을 맞춰 조사했다면 제2기 위원회(2020년10월~2025년11월)는 형제복지원 사건 등 비교적 최근까지 이어진 인권침해까지 조사 범위를 넓혔다. 지난 3월 제3기 위원회 출범에 따라 국가소송·배상 지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는 "국가소송 중 사건 비중이 높은 국가배상 사건 수는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진상규명 활동 시기와 큰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원회 1기 활동기간 이후 국가배상 사건이 크게 증가했다"며 "위원회 2기 활동기간에도 형제복지원, 선감학원, 삼청교육대 등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과거사에 대한 진상규명 결정이 계속 이어지면서 향후 국가배상 사건의 전반적 증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국가소송 접수 및 처리현황. ⓒ법무부

정부가 과거사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점도 국가소송·배상 증가의 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법무부는 지난 2월 개정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시행에 따라 소멸시효 완성 만을 이유로 상소했던 국가배상소송에 대한 상소를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사람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하더라도 법 시행일부터 3년 이내에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법무부는 현재 진행 중이거나 향후 제기되는 관련 소송에 대해서도 개정법 시행일부터 3년 간 소멸시효 항변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진실규명 피해자와 유족 합계 1만3198명이 제기한 국가배상소송 826건에 대해 소멸시효 항변을 철회할 계획이다.


정부는 과거사 희생자들의 재심 청구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은 향후 재심 사건 발굴, 기소유예·공소보류 처분 취소 등 진정·민원 사건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검찰은 유죄 확정된 공범이 재심을 청구하지 않았거나, 재심 재판 중이더라도 관련 기록, 진실화홰위 조사결과 분석, 관련자 진술 청취 등으로 판단 가능한 경우 '혐의없음' 처분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오는 9월부터는 ▲여순사건 ▲제주4·3사건 ▲3·15의거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등 과거사 관련 특별법에 규정된 형사사건의 재심청구권자가 재심 청구를 위해 재판확정 사건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하는 경우 수수료도 면제된다.


기존에는 재판확정 사건기록을 열람·등사하려면 그 목적이나 사유와 관계없이 1건당 500원의 수수료 및 문서 1장당 50원의 추가 수수료를 납부해야 했다.


법무부. ⓒ연합뉴스

정부는 앞으로도 과거사 피해자 규제 방안을 거듭 내놓겠단 방침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형사 사법 절차에서 사건 관계인들이 소외되지 않고 두텁게 보호 받을 수 있는 개선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거사 보상에 정부 예산이 대거 투입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런 부분으로 지목된다. 법무부는 최근 몇 년 새 형사보상금 예산 초과 집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형사보상금의 본예산 대비 실제 집행액 비율은 303.5%로 집계됐다. 부족한 진행액을 메우기 위해 다른 사업에서 끌어온 이·전용액 규모는 425억5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사 재심 무죄 사건 증가에 따른 보상액 부담이 늘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법무부가 재심사건 무죄에 따라 지급한 보상금은 1084억3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436억8400만원과 비교해 2년 새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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