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남남으로 산 20년…그 사이 뛴 주식도 재산분할?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입력 2026.07.18 11:32  수정 2026.07.18 11:42

24일 파기환송심 선고… '별거 후 불어난 SK 주식'이 최대 쟁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각각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부부가 아니게 된 지 오래인 두 사람 사이에서, 어느 기간에 불어난 재산까지 나눠야 하는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선고가 24일 서울고법에서 내려진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로 이혼이 확정됐지만 재산분할 판단은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아왔다. 최 회장 측이 혼인관계 파탄 시점이라고 주장하는 2006년 이후 크게 오른 SK㈜ 주식 가치를 어느 시점 기준으로 평가할지, 그 상승분에 노 관장의 기여를 얼마나 인정할지가 쟁점으로 꼽힌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지난달 26일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문 작성에 들어갔다. 재판부는 두 차례씩의 변론과 조정으로 합의를 시도했으나 양측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마지막 변론 직후 노 관장 대리인 이상원 변호사는 "양 측 모두 예상 가능한 수준에서 각자에게 유리한 입장을 전달하고 마무리됐다"고 법정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핵심이 단순한 혼인기간의 길이가 아니라 혼인공동체가 실질적으로 유지된 기간과 재산 형성 및 가치 증가에 대한 각 배우자의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1988년 결혼해 이혼이 인정되기까지 약 37년의 법률상 혼인관계를 유지했지만, 부부로서 '공동체'로 지내온 건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혼인기간 전체를 하나의 공동생활 기간으로 보기보다 실제 혼인관계 경과를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최 회장 측은 2006년쯤 혼인이 사실상 파탄에 이르렀다고 주장하고, 노 관장 역시 재판 과정에서 2011년부터 장기간 별거해 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최 회장은 2015년 공개편지로 혼인관계 종료를 밝혔고, 2017년 이혼조정을 신청했다.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든 두 사람이 남남으로 산 기간은 20년 안팎이다.


문제는 SK㈜ 주식 가치의 상당 부분이 바로 그 '남남의 시간'에 불어났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영업이익 37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썼고, 이달 나스닥 ADR 상장으로 40조원을 조달했다. 항소심 변론종결일이던 2024년 4월 16만원대였던 SK㈜ 주가는 이후 3배 넘게 올랐다.


이처럼 최 회장 측은 기업가치 상승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변화, 대규모 투자, 경영 의사결정, 시장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혼인공동체가 사실상 끝난 뒤의 가치 증가분까지 분할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 관장 측은 가사와 자녀 양육 등 내조가 SK그룹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고 맞선다. 혼인 중 형성된 경영 기반 위에서 이후의 성장이 가능했다는 논리다. 다만 세 자녀가 청소년기에 해외 유학 중이었다는 점을 들어 이 주장이 실제와 거리가 있다는 반론도 법조계에서 나온다. 재판부가 결론을 앞두고 고심하는데도 SK㈜ 등 주식 가치의 상당 부분이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종료됐다고 최 회장 측이 주장되는 이후 기간에 크게 상승했다는 점이 주요 쟁점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의 시각은 기여도의 정밀 심리 쪽에 기울어 있다. 한 가족법 전문 변호사는 "재산분할은 혼인생활의 기여를 반영하는 제도이지 혼인 종료 이후 발생한 모든 경제적 성과를 자동적으로 공유하는 제도는 아니다"라며 "실질적인 혼인공동체가 언제까지 유지됐는지, 이후 재산 증가가 어떤 원인으로 발생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혼인기간이 길다는 사실만으로 재산 증가분 전체에 동일한 기여가 인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장기간 별거와 파탄이 인정되는 사안에서는 그 이후 형성되거나 크게 증가한 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보다 엄격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법조계는 이번 사건에서 법원이 혼인공동체의 실질적 존속 시점과 이후 발생한 기업가치 상승의 성격, 그리고 각 배우자의 기여 정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재산분할 범위와 규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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