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중도해지 307만건 돌파
2030 중심 투자 계좌 개설 증가
여행과 쇼핑에 쓰이던 연휴 자금이 주식과 ETF, ISA 등 투자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 "이번 연휴에는 여행 대신 주식을 더 살 생각이에요. 최근 많이 빠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보면 지금이 오히려 기회 같거든요."
직장인 김모(32) 씨는 올해 여름 연휴에 계획했던 해외여행을 미루고 투자금을 늘리기로 했다. 항공권과 숙박비로 쓸 예정이던 수백만원을 주식 계좌로 옮겼다. 최근 증시 조정으로 반도체 대표주 주가가 크게 하락하자 장기 투자 기회로 판단한 것이다.
여행과 쇼핑에 쓰이던 연휴 자금이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투자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물가와 자산 가격 상승 속에 소비보다 자산 형성을 우선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올해 상반기 개인 고객 예·적금 중도해지 건수는 307만7529건으로 지난해 상반기(276만2754건)보다 11.39% 증가했다.
특히 예금 중도해지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107만7506건에서 올해 135만5548건으로 25.8% 급증했다.
적금 중도해지 건수는 172만1981건으로 2.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목돈 성격의 예금 자금이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주식시장으로 향하는 자금 흐름도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61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실제 신규 투자자 유입도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하나·KB·NH투자증권의 신규 계좌 개설 현황을 보면 신규 계좌 10개 가운데 4개 이상이 20·30대가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세형 투자 계좌인 ISA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해 1월 말 기준 ISA 가입자는 807만명, 가입금액은 5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700만명을 돌파한 뒤 두달 만에 800만명을 넘어섰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도 "여행 경비로 삼성전자를 샀다", "연휴 기간 해외여행 대신 ETF를 매수했다" 등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연휴가 소비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투자 기회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산 형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이나 레버리지를 활용한 과도한 투자 확대는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손실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여윳돈이 생기면 여행이나 쇼핑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주식과 ETF, ISA 등 투자 상품에 먼저 배분하는 젊은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에는 특정 종목이나 레버리지 상품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어 투자 목적과 위험 수준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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