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둔화론·HBM 성장론 충돌
ADR 상장 기대론·효과 제한론 맞서
최근 증권사들이 제시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최저 185만원에서 최고 420만원이다.ⓒ데일리안 김하랑 기자
SK하이닉스를 둘러싼 증권가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여부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효과를 두고 해석이 갈리면서 목표주가가 185만원에서 420만원까지 벌어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NK투자증권은 최근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 '보유'와 목표주가 185만원을 유지했다.
이는 지난 5월 12일 상향 조정했던 목표가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다만 보고서 작성일인 8일 SK하이닉스 종가는 207만6000원이었다.
목표주가가 현재 주가보다 낮게 제시되는 경우가 드문 만큼 시장에서는 사실상 매도에 가까운 의견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버용 D램과 기업용 SSD(eSSD)가 여전히 공급 부족 국면에 있지만 이를 이끌어온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경쟁적인 AI 인프라 투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메타가 자체 구축한 AI 인프라를 활용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남는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는 구조가 현실화할 경우 AI 과잉 투자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와 CPU 가격 상승 기대, 에이전트 AI 신모델의 사양 상향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30~40% 이상의 설비투자 증가가 필요하다"면서도 "오히려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현재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과 괴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업체들의 공급망 진입과 향후 공급 과잉 가능성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메모리 업체 간 수익성 격차가 줄어든 상황에서 향후 다운사이클 진입 시 후유증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며 "최근 반도체주 조정 역시 수요 둔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다수 증권사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ADR 상장 효과를 근거로 강세론을 유지하고 있다.
KB증권은 목표주가 420만원을 제시하며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NH투자증권은 410만원, IBK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은 각각 400만원, 대신증권은 390만원을 제시했다.
이들은 AI 투자 확대에 따라 HBM 수요가 D램과 낸드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장기 공급계약 증가와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ADR 상장을 계기로 미국 투자자 유입이 확대되면서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미국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저평가 해소 기대도 커지고 있다.
결국 증권가의 시각차는 AI 투자 사이클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경우 실적 성장세도 지속되겠지만, 투자 속도가 둔화될 경우 현재의 높은 실적 전망 역시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ADR보다 AI 투자 확대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느냐에 있다"며 "증권사별 목표주가 격차가 커진 것도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전망 차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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