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ADR 193.92 달러 폭등…서울 주식과 가격 괴리 극단적 확대
최태원 SK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관계자들이 10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념 '오프닝벨' 행사에서 벨을 누르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회사 주식인데 미국 투자자들은 한국 투자자보다 50% 이상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 속에 미국 증시에 상장한 SK하이닉스 주식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서울과 뉴욕에서 극단적인 가격 차이가 벌어졌다.
15일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전날 나스닥에서 27% 급등한 193.92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를 원화 기준 국내 보통주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288만원으로, 같은 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91만원에 마감한 SK하이닉스 주가보다 약 51% 높다.
ADR은 해외 기업 주식을 미국 증시에서 달러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ADR 10주가 국내 보통주 1주에 해당한다. 통상 ADR과 원주는 환율과 거래 비용을 제외하면 비슷한 가격에 거래된다. 가격 차이가 커지면 투자자들이 싼 시장에서 주식을 사고 비싼 시장에서 파는 차익거래에 나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가격 조정 장치가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서울 상장 주식을 ADR로 전환할 수 있는 범위와 절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격을 맞추는 자금 흐름을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자들이 환전과 한국 증시 결제 절차 없이 달러로 AI 핵심 메모리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ADR 수요를 끌어올렸다.
AI 열풍도 가격 차이를 키웠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핵심 기업이지만 그동안 미국 투자자가 직접 투자하기에는 접근성이 떨어졌다. 나스닥 상장으로 투자 문턱이 낮아지자 미국의 풍부한 유동성이 한꺼번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51%에 달하는 가격 차이가 장기간 유지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켓워치는 오는 29일부터 국내 원주와 ADR 간 상호 전환이 허용될 경우 차익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가격 격차가 좁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대만 TSMC 사례를 들어 ADR 프리미엄이 오히려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 주식의 매수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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