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 잠실서 5~7차전 펼쳐
실책 유발, 벤치 클리어링 변수?
벼랑 끝에 몰린 SK 이만수 감독대행이 이제는 자신의 별명처럼 팀을 ‘두 얼굴의 사나이’ 헐크로 변신시켜 반전 드라마를 써야한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몰려있는 SK는 이제 앞으로 1경기만 더 내주게 될 경우 가을 잔치의 패자로 남게 된다. 잠실구장에서 펼쳐질 남은 3경기를 모두 잡아내야 하는 부담에 직면한 이만수 감독대행이다.
① SK, 잠실은 약속의 땅
한국 프로야구의 메카인 잠실구장에서 SK는 언제나 큰 힘을 발휘해왔다. 2003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통해 처음으로 잠실 땅에 발을 디뎠고, 이후 14경기서 10승 4패(승률 0.714)의 성적을 거뒀다.
2007년 이후 정규시즌에서도 잠실 원정(두산·LG)에서의 승률은 0.591(55승 3무 35패)로 웬만한 홈경기 성적을 뽑아냈다.
SK가 잠실에서 힘을 부쩍 내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수비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잠실의 외야(좌우 100m-가운데 125m)는 SK의 홈 문학구장(좌우 95m-가운데 120m)보다 5m씩 길다. 내야 1-3루 파울 지역도 다른 구장에 비해 넓고, 수비하기 용이한 천연잔디로 되어있다.
SK는 김강민, 박재상, 최정, 정근우, 박진만 등 리그 최고의 수비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수비가 전체적으로 뛰어나고 투수진이 좋은 SK에게 투수친화적인 잠실구장은 ‘제2의 홈구장’인 셈이다.
② ‘타선 폭발’ 예열 완료
이만수 감독대행은 선수 시절의 홈런의 대명사로 이름을 떨쳤다. 이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SK도 ‘홈런=승리’라는 공식을 이어가고 있다. 정규시즌서 이 감독대행이 거둔 19승 가운데 14경기서 홈런이 터져 나왔고, 경기 당 홈런도 0.70개에서 0.88개로 크게 뛰어올랐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박정권(3개)을 중심으로 안치용-최동수-박재상(이상 2개)이 홈런을 쏘아 올리며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3번 타자 자리에서 ‘키 플레이어’ 역할을 맡아줘야 할 최정이다.
최정은 올 시즌 잠실구장에서 타율 0.333(54타수 18안타) 2홈런 8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더불어 한국시리즈 들어서도 15타수 5안타로 타격감을 완벽히 회복했다. 이제는 홈런을 터뜨리는 일만 남았다.
전체적인 타선도 잠실에서라면 자신 있다. SK는 정규시즌 잠실서 팀 타율 0.297를 기록해 시즌 성적(0.263)보다 좋았다. 최정을 비롯해 ‘82년생 동갑내기’ 정근우(0.375)-김강민(0.367)-정상호(0.362)가 잠실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는 삼성의 마운드를 잠실벌에서 박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③ ‘SK식 흔들기’ 변수 발생 가능성↑
SK는 전임인 김성근 감독 시절, 팀이 연패 등 위기에 빠졌을 때 생각지도 못한 변수를 종종 만들곤 했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적극적인 주루플레이와 도루, 또는 기습번트 등으로 상대 실책을 이끌어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SK 선수들에게 ‘실책 유발자’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실제로 SK는 최근 2년간 상대팀으로부터 193개의 실책을 이끌어냈다. KIA의 154개와는 큰 차이다.
마침 삼성의 수비진은 탄탄한 편이 아니다. 박한이와 이영욱, 김상수 등의 수비는 안정적이지만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등은 가끔씩 어설픈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이다.
벤치클리어링이라는 극단적인 방법도 동원될 수 있다. SK는 지난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서 2패로 몰리자 3차전에서 의도가 다소 섞인 벤치클리어링을 펼쳤다. 이후 SK 선수단의 결집력은 강화됐고, 당시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았던 김동주와 리오스는 남은 경기서 부진을 거듭했다.
물론 이만수 감독대행은 “뒤에서 푹 쑤시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정당당하게 야구를 해야 한다”며 정공법을 펼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작전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몰렸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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