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벌·일벌, 오승환에 상대적 박탈감

입력 2011.10.31 08:57  수정

'벌떼 마운드' 핵심..1경기 출장 그쳐

오승환·안지만 맹활약에 박탈감마저

한국시리즈와 달리 PO는 정우람으로 시작해 정우람으로 끝났다.

‘여왕벌’ 정대현과 ‘왕벌’ 정우람은 SK ‘벌떼 마운드’ 핵심이지만 한국시리즈서는 꽃을 못 찾고 헤매는 벌 같은 신세다.

한국시리즈가 4차전까지 치러지는 동안 둘은 고작 1경기만 등판했다. 출전기회가 적었던 이유는 SK ‘승리조’였기 때문. SK 이만수 감독대행 판단 아래 이들이 투입될 만한 상황은 2-0으로 앞서 간 3차전 밖에 없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이들은 종횡무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정대현은 4경기에 모두 나와 4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정우람도 3차전까지 3경기 연속 등판해 5이닝 1실점하며 ‘왕벌’ 역할을 해냈다.

PO는 정우람으로 시작해 정우람으로 끝났다.

정우람은 지난 16일 PO 1차전에서 6-6으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해 손아섭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10회엔 롯데 타선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5차전은 6-4로 쫓긴 7회 무사 1루서 긴급 투입돼 손아섭의 희생번트로 이후 전준우를 중견수 플라이, 이대호를 3루 땅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8회와 9회도 큰 위기 없이 틀어막으며 3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선보였다.

정대현은 여전히 위기상황서 신뢰 받을 만한 투구를 했다.

1차전서 1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부진했으나 3차전은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올렸다. 5차전 6-2로 앞선 6회 무사 2,3루에서 등판한 정대현은 강민호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지만 황재균과 박종윤, 문규현을 모두 범타로 잡고 1이닝 무실점 홀드를 기록했다.

4차전까지 이들의 한국시리즈 등판은 3차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0으로 앞선 6회 2사 후 나온 정대현은 박석민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8회 1사까지 5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정우람 역시 조동찬에게 몸에 맞는 공, 채태인에게 안타를 내주며 1사 1,3루 위기에 몰렸으나 최형우를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낸 후 엄정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반면, 삼성 철벽불펜의 중심 오승환과 안지만은 이와 대조되는 출전 기회를 보장받으며 삼성을 한국시리즈 우승 직전까지 이끌었다. 정대현과 정우람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끝판왕’ 오승환은 4차전까지 3경기에 등판, 2세이브를 올렸다. 4⅓이닝 동안 무실점, 탈삼진 8개를 잡아내는 완벽한 투구다. 안지만도 3경기서 3⅔이닝 무실점, 3홀드를 기록했다.

특히, 4차전 5-4로 앞선 7회 무사 1,3루서 마운드에 올라 안치용을 3루 땅볼로 유도해 3루주자 최정을 아웃시킨 뒤 최동수를 병살로 처리한 장면은 백미였다.

SK는 이제 내일을 보장받지 못한다. 선발투수 고든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고심하지 않고 벌떼를 총동원해야 한다. 정대현과 정우람은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한 설움을 날려버릴 기회를 어쩔 수 없이 잡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시리즈 5차전은 정대현에게 SK에서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올해 FA 자격을 얻는 정대현을 향해 군침을 흘리는 팀들이 많다. 2013년까지는 군 입대 해야 하는 정우람도 올 시즌과 같은 우승기회를 언제 잡을지 알 수 없다.

여왕벌과 왕벌은 과연 SK에 5차전 승리를 채취해 줄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광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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