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의식+응원 문화” 신지애가 던진 묵직한 메시지

경기 양주 =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6.11 16:21  수정 2026.06.11 16:21

신지애. ⓒ 대한골프협회

‘지존’ 신지애가 10년 만에 출전한 국내 내셔널 타이틀 무대에서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신지애는 11일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레이크우드CC(파71)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꾸며 이븐파 71타를 적어냈다. 첫날 선두권과 격차를 좁힌 신지애는 공동 11위로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무대를 누비며 통산 60승 이상을 거둔 베테랑이지만, 18년 만에 나선 레이크우드 코스는 만만치 않았다. 전반 인코스 스타트 이후 단 한 번도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했을 정도로 타이트한 코스 세팅에 애를 먹었다.


경기 후 신지애는 “코스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페어웨이를 놓치다 보니 공격적인 샷 대신 방어적인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첫날이라 조금 친절하게 세팅된 것 같은데도 쉽지 않았다. 남은 3일간 난도가 더 높아질 테니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겠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일정을 마치고 바로 귀국해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스무 살 때의 패기와 체력을 쥐어짜며 치고 있다”면서도 “후배들에게 ‘언니도 미국 갔다 와서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하면 너희도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주고 싶다”며 현역으로서의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신지애는 한국 여자 골프의 현주소에 대해서도 냉정한 진단을 내놓았다. 최근 국내 투어에서 나온 ‘통산 20승’ 기록에 대해 축하를 보내면서도, 이것이 종착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은 최다승이 88승이고 일본은 72승인데 반해, 한국은 여전히 20승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솔직히 안타깝다”며 “20승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후배들이 더 높은 목표를 갖고 오래 꿈을 꿨으면 좋겠다. 여기서 멈추지 말고 기록을 추월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지애. ⓒ 대한골프협회

최근 일부 선수들이 해외 메이저 대회 출전을 망설이는 분위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신지애는 “최근 LPGA 투어는 여자 선수들이 평소 가기 힘든 최고의 명문 코스에서 대회를 연다. 그런 무대에서 US오픈을 치른다는 것 자체가 은퇴 후 인생을 돌아봤을 때 엄청난 자산이 된다”며 “망설이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깝다. 낯선 잔디와 어려운 코스를 경험해야 공을 다루는 기술과 시야가 넓어진다.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신지애는 국내 골프 팬들의 응원 문화에 대해서도 조심스럽지만 소신 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일부 극성 팬들의 과도한 기압이나 고함이 선수의 플레이를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지애는 “팬들이 선수의 기를 살려주려는 마음은 잘 알고 감사하다”면서도 “하지만 골프는 코스 전체의 흐름이 중요하다. 특정 선수가 샷을 할 때 큰 소리로 외치는 응원은 본인 선수뿐만 아니라 동반 플레이어들의 집중력을 깨뜨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동료 선수들 사이에서도 ‘특정 선수와 함께 치면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같이 치기 힘들다’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온다”라며 “외국에서 한국 골프 중계를 보면 박수나 함성 대신 누군가의 ‘목소리’만 들린다는 지적이 많다. 내 응원 태도가 내 선수의 얼굴이라 생각하고, 목소리보다는 마음으로 함께 걸으며 응원해 주는 세련된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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