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최근 금융당국은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근저당 논란에 대해 "사인 간 거래"이며 "사금융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행 제도상 여신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법률적 해석만 놓고 보면 이 설명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이 던지는 질문은 법률 조항의 적용 여부에서 멈추지 않는다. 정부가 강조해 온 금융정책의 원칙이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는지를 묻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논란은 최근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국민적 피로감과 무관하지 않다.
대출 규제 강화와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 은행권의 대출 관리 등으로 실수요자들의 불편이 이어졌고, 정책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도 반복돼 왔다.
집을 사려는 사람도, 잔금을 마련해야 하는 사람도 규제의 영향을 체감하는 상황에서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정부는 이러한 규제를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해 왔다. 국민 역시 일정 부분 불편을 감수한 것은 정책이 모두에게 같은 기준으로 적용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거래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자 금융당국은 "사인 간 거래"라는 점을 거듭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의 시선에서는 논쟁의 핵심이 다소 빗겨간 듯한 인상을 준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은 '사금융이냐 아니냐', '합법이냐 불법이냐'가 아니다. 정부가 국민에게 설명해 온 정책 기조와 이번 사례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그리고 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정책은 법률 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국민의 신뢰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정책의 설득력이 생긴다.
특히 부동산 금융정책은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책의 일관성과 설명 가능성은 그 자체로 중요한 가치다.
국회에서 "대통령은 매수인이 아니라 매도인"이라는 취지의 설명도 나왔다. 거래 구조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설명일 수 있다. 그러나 형평성을 우려하는 국민에게는 거래 당사자의 지위보다 정책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확신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정부가 귀 기울여야 할 부분도 여기에 있다. 법적 문제가 있는지 여부와 별개로, 국민이 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정책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힘을 갖는다.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정책은 앞으로도 국민의 협조와 신뢰를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설명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국민이 체감하는 형평성에 대해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거래의 적법성을 단정하는 데 있지 않다. 정부가 스스로 제시한 정책 원칙을 얼마나 일관되게 설명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해를 구할 수 있느냐에 있다.
정책은 국민의 신뢰를 자산으로 삼는다. 법적 판단과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반드시 같은 의미가 아니다.
"사인 간 거래"라는 설명이 법률적으로는 충분할 수 있어도, 정책적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질문까지 해소하는 답이 되기는 어렵다. 정부가 답해야 할 대상은 법률 전문가 만이 아니라, 규제를 감내하며 정책을 믿고 따라온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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