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클라이밍 남자 볼더링에서 은메달 차지한 이도현. ⓒ 연합뉴스
아시안게임이 매 대회 ‘한중일 삼국지’로 펼쳐지는 가운데 이번 대회서 한국은 종합 3위의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한국 선수단은 1일까지 금메달 30개, 은메달 30개, 동메달 53개로 중국과 일본에 이어 종합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금메달 154개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고, 개최국 일본 역시 59개의 금메달을 확보하며 한국과 상당한 격차를 벌렸다. 4위 우즈베키스탄(금 16개)과의 차이도 커 한국의 종합 3위 수성에는 큰 변수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순위보다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메달 획득 개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당초 금메달 40개를 목표로 삼았다. 폐막까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아직 양궁 리커브를 비롯해 유도, 태권도, 골프, e스포츠, 스포츠클라이밍, 남자축구 등 금메달을 기대할 종목들이 남아 있다. 실제 1일 하루에만 양궁 컴파운드, 사격, 태권도 품새, 유도 등에서 6개의 금메달이 쏟아지며 반등의 불씨를 살렸다.
그럼에도 40개를 채우려면 남은 기간 10개의 금메달을 더 확보해야 한다. 한국 선수단의 남은 전력과 경기 일정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지만, 당초 기대했던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금메달 40개를 넘지 못한다면 한국은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가장 적은 금메달을 기록한다. 당시 뉴델리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28개, 은메달 28개, 동메달 37개를 획득했다.
한국 스포츠의 전성기는 1986 서울 아시안게임부터 시작됐다. 안방에서 열린 서울 대회에서 금메달 93개를 수확한 한국은 1990 베이징, 1994 히로시마, 1998 방콕, 2002 부산, 2006 도하, 2010 광저우, 2014 인천 대회까지 꾸준히 50개 이상의 금메달을 확보했다. 특히 서울부터 인천까지 8개 대회 가운데 7차례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를 차지하며 중국과 함께 아시아 스포츠의 양대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부터 흐름이 달라졌다.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9개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개 고지가 무너졌고 종합 3위로 내려앉았다. 2022 항저우 대회에서도 금메달 42개에 그쳤다. 한국은 당시 일본의 금메달 52개와 제법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 대표팀 역대 아시안게임 대회별 메달 획득. ⓒ 데일리안 스포츠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과 일본의 경기력 향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중국은 이미 올림픽 최상위권을 놓고 미국과 경쟁하는 스포츠 강국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막대한 선수층을 기반으로 종목을 가리지 않고 금메달을 쓸어 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의 금메달 수가 150개를 넘어서는 동안 한국과 일본의 금메달을 합쳐도 중국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본 역시 만만치 않다. 2020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엘리트 스포츠 육성과 경기력 향상에 막대한 투자를 확대했고, 그 성과가 국제 대회에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20개를 따내 종합 3위에 올랐고, 중국은 금메달 40개로 미국과 공동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냈다. 한국은 금메달 13개로 종합 8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여전히 특정 종목에서만 세계 정상급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파리 올림픽에서 양궁 5개, 사격 3개, 펜싱 2개 등 13개의 금메달을 따냈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전통적인 강세 종목을 중심으로 메달을 추가하고 있다. 다양한 종목에서 고르게 메달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 일본과의 다른 점이다.
물론 아직 대회가 끝난 것은 아니다. 한국은 남은 일정에서 양궁을 비롯한 주요 종목에서 추가 금메달을 노린다. 그러나 과거 한국 스포츠의 경쟁력을 떠받쳤던 ‘선택과 집중’만으로 앞으로 아시아 정상권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물음표가 남고 있다.
중국, 일본에 이어 종합 3위가 유력한 한국 대표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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