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세포·면역세포 동시 공략…국내 연구진 '흡입형 나노치료제' 개발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9.30 10:25  수정 2026.09.3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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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폐에 최대 48시간…다른 장기 노출 줄여

암 돕는 면역환경까지 조절…동물실험서 종양 성장 억제 확인

(왼쪽부터)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현구 교수,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KIST 김경수 박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전은비 연구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이준희 교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국내 연구진이 폐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면서 암의 성장을 돕는 주변 면역환경까지 동시에 조절하는 흡입형 나노치료제를 개발했다. 항암제를 폐에 직접 전달해 약물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다른 장기로 퍼지는 양을 줄이는 방식이다.


30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 따르면 김현구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와 박지호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폐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폐 계면활성제’를 활용한 흡입형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항암제를 흡입해 폐에 직접 전달하는 치료법은 약물을 병변 부위에 집중시킬 수 있지만, 폐에 도달한 뒤 면역세포에 의해 빠르게 제거돼 충분한 시간 동안 머물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입자 내부에 항암제인 파클리탁셀을 넣고, 표면에는 엽산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 페메트렉시드를 결합했다. 페메트렉시드는 엽산수용체를 많이 발현하는 폐암세포와 특정 종양연관 대식세포를 찾아가는 표적 물질로 활용됐다.


세포실험 결과 나노치료제는 폐암세포에 효과적으로 흡수돼 암세포 생존율을 낮췄다. 암의 성장을 돕는 ‘M2형 대식세포’에도 전달돼 M2형 특성은 줄이고, 암에 대항하는 면역반응을 돕는 ‘M1형 대식세포’와 유사한 특성은 증가시켰다.


폐암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나노입자는 폐에 최대 48시간 머물면서 다른 장기로 퍼지는 양은 적었다. 3주간 치료한 결과 일반 파클리탁셀과 비교용 나노입자 투여군보다 종양 성장이 억제됐다.


관찰 기간 중 사망한 개체는 항암제를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이 8마리 중 5마리, 일반 파클리탁셀 투여군이 4마리, 비교용 나노입자(PLGA 나노입자) 투여군이 3마리였으며 개발한 나노치료제 투여군은 1마리였다. 간·심장·신장 등 주요 장기와 혈액검사에서는 뚜렷한 전신 독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김현구 교수는 “폐암 치료에서는 항암제를 종양 부위에 충분히 전달하면서 정상 장기의 노출과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폐의 생리적 환경을 활용한 흡입형 플랫폼을 통해 폐암세포와 종양 면역미세환경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임상 단계에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Nanobiotechn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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