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90% 유지한다더니…합병 조건 어긴 대한항공·아시아나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9.30 12:00  수정 2026.09.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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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제주 공급 의무 불이행 혐의…이행강제금·고발 의견

괌 노선 기준 70% 완화 요청엔 기각 의견

대한항공 B777-300ER 항공기 ⓒ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조건으로 부과된 좌석 공급 유지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제주 노선에서 기준보다 좌석을 적게 공급한 대한항공 계열 항공사들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고발하는 의견이 제시됐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대한항공,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의 청주→제주, 제주→청주 노선 공급 좌석 유지 의무 불이행 혐의에 대한 심의 절차가 시작됐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경쟁 제한 우려가 높은 국제선 26개와 국내선 8개에 구조적·행태적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행태적 조치 가운데 하나가 공급 좌석 수 축소 금지다. 기업결합일인 2024년 12월 12일부터 구조적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연도별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같은 기간의 90% 미만으로 줄일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은 2024년 12월 12일부터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청주→제주, 제주→청주 노선에서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같은 기간의 90% 미만으로 줄여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결합 승인 당시 부과된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돼 3개 항공사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각각 고발하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행강제금과 고발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 심의 절차가 시작된 단계로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자료 열람·복사, 의견진술 등을 거쳐 전원회의에서 최종 판단이 내려진다.


대한항공 계열 항공사들이 인천~괌, 부산~괌 노선에 적용되는 좌석 공급 기준을 낮춰달라고 요청한 건도 함께 심의된다.


대한항공,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인프라 악화와 여행 트렌드 변화 등으로 괌 관광 수요가 감소했다며 공급 좌석 유지 의무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대체 항공사의 신청이 없더라도 슬롯을 자진 반납하면 구조적 조치가 완료된 것으로 인정하고 공급 좌석 유지 기준을 2019년 대비 90%에서 70%로 낮춰달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시정조치를 변경할 정도의 새로운 사정변경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다. 변경 사유로 인정되는 사정변경은 시정조치가 최종 확정된 2024년 12월 24일 이후 발생한 것이어야 한다.


해당 시점 이후 인천~괌, 부산~괌 노선의 시정조치 이행을 어렵게 할 새로운 사정변경이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변경 요청을 기각하는 의견이 제시됐다.


공정위 전원회의는 항공사 측 의견과 증거자료 등을 검토한 뒤 청주~제주 노선의 시정조치 불이행 여부와 제재 수준, 괌 노선의 시정조치 변경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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