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개혁 지속성에 촉각
"규칙은 늘 그 자리에 있어야"
"30년 후 작동할 거란 믿음 중요"
정부, '신뢰 쌓기' 의지 피력
28일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개최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Korea Premium Weeks 2026)'의 첫 번째 세션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체질 개선 노력이 더해지며 국내증시 고공행진이 이어진 가운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선 '코리아 프리미엄' 달성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지만, 정책 연속성에 대한 의구심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정준혁 서울대 교수는 28일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자본시장 개혁 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Korea Premium Weeks 2026)' 첫 번째 세션 토론자로 참석해 "상법 개정으로 주주 충실 의무가 도입된 점에 대해 외국에서도 관심이 많다"며 "독일, 일본, 프랑스도 법으로 주주 충실 의무를 규정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눈에 띄는 사례"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법제도 개혁도 필요하지만 '소프트 로(soft law·연성 규범)' 같은 것도 정비가 많이 돼야 한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을 만나면 제도 개선이 계속될지 일시적일지 묻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 개막식은 물론 특별연설, 토론 세션에서도 정책 지속성을 요구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거듭 제기됐다.
주주 충실 의무, 감사위원 분리 선출, 자사주 의무소각을 골자로 하는 3차례 상법 개정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방향성'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연속성'은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해외 큰손들'의 경우, 장기적 투자처로 한국이 매력적인지 저울질하고 있는 만큼, 자본시장 체질 개선이 정치적 외풍이나 시장 부침에 따라 차질을 빚을지 따져보는 모습이다.
글로벌 대체투자운용사인 오크트리캐피탈의 프랭크 캐럴(Frank Carroll) 매니징 디렉터는 "외국인 투자자로서 말하고 싶은 건, 규칙이 늘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거스를 수 없는 증시 조정이 올 텐데, 어렵겠지만 하던 일을 계속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자본시장 개혁 조치가 이뤄져 '저항'이 적었던 만큼, 향후 증시 조정기에 개혁 동력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주드 압델 마제이드(Joud Abdel Majeid) 글로벌 파트너스 오피스 공동총괄은 "장기적 투자자에게 신뢰라는 것은 개혁과 정책을 통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예측 가능성, 지속 가능성, 일관된 이행과 실행을 통해 쌓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본시장 체질개선과 관련해 "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더 많은 자본원 제공, 외환, 거버넌스 등이 이야기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좀 더 근본적인 것"이라며 "10년, 20년, 30년이 지나도 작동할 것이라는 믿음, 미래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캐피탈 그룹의 위니 관(Winnie Kwan) 최고투자책임자(PIO)도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결국 시장은 결정력 있는 장기적 부분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이 28일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자본시장 개혁 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Korea Premium Weeks 2026)' 첫 번째 세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정부는 자본시장 개혁 기조를 견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정부는 지금까지 추진해 온 자본시장 개혁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는 동시에 시장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장기적·안정적 투자수요 확충 ▲주식시장 잠재적 위험 대응력 강화 ▲주주 친화적 지배구조 정착 ▲코스닥 시장 구조 개편 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변 국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았듯 코리아 프리미엄도 증시가 일시적으로 오른다고 완성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과 시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를 신뢰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신뢰를 쌓기 위해 내세운 약속(정책)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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