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과속 개발로 인류 위협?
거버넌스 구축 필요성 높지만
미중 경쟁으로 속도전 지속될 듯
"단기 내러티브 변화로 봐야"
지난 6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국제 공급망 엑스포에서 방문객들이 인공지능과 사람의 손을 형상화한 전시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인공지능(AI) 속도 조절론이 국내외 증시에 '찬물'을 끼얹은 가운데 관련 파급력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AI 개발 속도가 관련 거버넌스 구축을 과도하게 앞질러선 안 된다는 주장이지만, 미중 기술경쟁 등을 고려하면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 흐름은 쉽게 꺾일 리 없다는 관측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57.11포인트(0.85%) 내린 6627.26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개미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곡선을 그리기도 했지만, 미국발 삭풍에 움츠러든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키우며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
간밤 미국증시는 AI 속도 조절론에 타격을 받은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장이 펼쳐진 바 있다.
특히 중동정세 여파로 고유가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 장기채 금리 상승, AI 속도 조절론이 겹친 탓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흥국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모양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57.11포인트(0.85%) 내린 6627.26로 장을 마감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국내증시의 경우 반도체, 전력 기기 등 AI 관련 업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AI 속도 조절론에 대한 공감대 확산은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AI 속도 조절론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Anthropic) 최고경영자(CEO)가 운을 띄웠다. AI가 통제를 벗어나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등 위험 징후가 확인돼 AI 성능 향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당 견해에 샘 알트만 오픈AI(OpenAI)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Tesla) CEO가 연이어 공감을 표하자 주식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급속도로 불어나던 AI 투자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AI가 미중 패권경쟁의 키를 쥐고 있는 만큼, AI 발전 속도에 강한 제동이 걸리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에서 "AI와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역겨운 음모가 있고, 이를 기뻐할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라며 "AI에서 이기는 자가 승리할 것이다. 우리는 중국과 모든 다른 나라들을 앞서고 있고 계속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말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AI 속도 조절 관련 합의가 이뤄지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자금조달 비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상황에서 AI 규제 논의는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도 "중국과의 경쟁이 지속되는 이상 미국의 AI 개발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우려대로 (AI 관련) 컴퓨팅 수요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시나리오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중간선거 이후 미 의회 차원의 AI 규제 도입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을 배출한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은 최근 'AI 안전장치' 관련 법안 제정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워싱턴의 앤드류 W. 멜론 강당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일각에선 AI 속도 조절론이 업계의 '밥그릇 챙기기' 성격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자로선 AI 사이클에 대한 '훼손'을 우려하기보단 주도 기업들의 '공중전'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주장이 일치하는 부분은 '3자 평가자' 도입"이라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법 리스크에 대한 완충지대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AI 속도 조절론이) AI 테마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펀더멘털 관점이 아닌 단기 내러티브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속도 조절론은 지속적 경쟁을 위한 선두기업들의 포석 마련 시도로 해석된다"며 "AI 인프라 주식에 대한 영향을 비관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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