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투자에도 가을야구 실패…앙상한 밑천 드러낸 김경문의 한화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9.24 08:45  수정 2026.09.2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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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영입에도 마운드 연쇄 과부하로 9위 추락

특급 외인 빠지자 2년 전 부진했던 성적으로 복귀

한화 김경문 감독. ⓒ 뉴시스

한화 이글스가 1년 만에 다시 가을야구 무대에서 사라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우승에 재도전하겠다며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지만, 오히려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한화는 2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서 5-9로 패했다. 경기 전까지 이미 8연패에 빠져 있던 한화는 이날도 연패를 끊지 못했고, 결국 9연패 속에 올 시즌 5강 진입 실패까지 확정했다.


더 뼈아픈 대목은 1년 전과의 극명한 대비다. 한화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며 오랜 기간 이어진 암흑기를 끊어낼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우승을 위한 전력 보강에 나섰다.


대표적인 영입이 강백호였다. 한화는 FA 시장에서 대어로 분류된 강백호를 4년 최대 100억원에 영입하며 공격력 강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까지 다시 데려오면서 지난해보다 한층 강한 타선을 구축하겠다는 계산을 세웠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한화의 가장 큰 문제는 타선보다 마운드에서 발생했다. 외국인 투수 자리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이 나오면서 선발진의 계산이 틀어졌고, 불펜 역시 시즌 내내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김서현과 정우주 등 젊은 핵심 자원들의 제구 불안은 팀 전체의 경기 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한화가 단단한 마운드를 앞세워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면, 올해는 투수진의 균열이 시즌 전체 성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해 준우승의 중심에 있었던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의 존재감도 다시 돌아볼 수밖에 없다.


한화는 당시 두 외국인 투수가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준 가운데 국내 투수진과 불펜이 뒤를 받치면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그 핵심축이 사라진 뒤 선발과 불펜 모두에서 공백이 나타났다.

결국 지난해의 성과가 팀 전체의 안정적인 전력만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특정 핵심 전력의 압도적인 활약이 팀 성적을 끌어올린 결과였는지에 대한 평가가 불가피해졌다.


한화는 1년 만에 김경문 감독이 부임한 2024년 성적으로 돌아갔다. ⓒ 데일리안 스포츠

김경문 감독의 거취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김경문 감독은 2024년 한화 지휘봉을 잡은 뒤 지난해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계약 규모는 3년 총액 20억원으로 당시에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올해는 우승을 목표로 전력까지 보강한 만큼 성적에 대한 기대치 역시 지난해보다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9연패와 함께 9위로 떨어진 성적표로 고개를 들 수 없는 상황이다.


한화는 남은 12경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66승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이는 김경문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24시즌의 66승과 같은 승수다. 지난해 준우승을 거둔 팀이 불과 1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물론 감독 한 사람에게 부진의 모든 책임을 돌리기는 어렵다. 야구는 선수 구성과 부상, 외국인 선수의 성적, 불펜 운용 등 다양한 변수가 맞물리는 종목이다. 실제로 한화의 올해 부진 역시 특정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의 성적 차이가 워낙 크다는 점에서 구단과 코칭스태프 모두 냉정한 복기가 필요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력을 보강하고도 5강 경쟁조차 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강백호 영입과 페라자 재영입으로 타선에 힘을 실었지만, 정작 마운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팀 전체의 균형이 무너졌다.


9연패 속에 가을야구가 좌절된 지금, 남은 12경기는 내년을 준비하는 시간이 됐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김경문 체제를 계속 이어갈 것인지 역시 중요한 판단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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