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美 12개주와 합의…워너 인수 큰 고비 넘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9.22 14:51  수정 2026.09.2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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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영화 제작 15억 달러 투자·연 30편 이상 개봉 약속

1100억 달러 '미디어 공룡' 탄생 가시권…법원 승인 절차 남아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이하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 인수가 반독점 소송이라는 큰 고비를 넘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파라마운트는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12개 주정부와 수주간 협상한 끝에 반독점 소송을 합의로 마무리했다.


파라마운트는 케이블 채널이나 미라맥스 지분 등 주요 자산을 당장 매각하지 않는 대신 영화 제작과 고용, 뉴스 편집권 등을 둘러싼 조건을 이행하기로 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일부 자산의 강제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법적 구속력도 합의안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제작 확대가 주요 조건 중 하나다. 파라마운트는 합병 이후 첫 2년 동안 매년 최소 30편, 이후 3년 동안 매년 32편의 영화를 개봉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미국 내 영화 제작에도 최소 15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 종사자를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개봉 편수 역시 이행을 담보할 장치를 뒀다. 약속한 편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미달한 영화 한 편당 3000만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유지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로스앤젤레스의 스튜디오 시설은 영화 제작 거점으로 계속 운영할 방침이다.


합병으로 한 회사에 속하게 될 CNN과 CBS 뉴스의 편집권을 보호하기 위한 독립위원회도 설치한다. 별도로 소송에 나섰던 미국작가조합(WGA)과도 합의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향후 5년간 CBS 뉴스 방송작가의 해고를 제한하고 소송 비용과 건강기금 등을 포함해 1750만 달러를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의에 대해 "더 강한 할리우드를 달성하려는 회사의 목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소비자와 노동자, 창작 커뮤니티에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공동의 목표였다"고 밝혔다.


소송을 주도한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합의의 의미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합의가 합병에 대한 지지는 아니며 합병 자체를 승인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합병 과정에서 영향을 받을 노동자의 일자리와 영화 제작 기반을 보호하기 위한 조건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12개 주정부는 지난 7월 파라마운트와 워너의 결합이 영화·방송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며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극장과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공급되는 영화가 줄고 제작·고용시장에서도 경쟁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이번 합의로 파라마운트는 합병 과정에서 남아 있던 주요 법적 부담을 덜게 됐다. 앞서 미국 법무부를 비롯해 유럽연합(EU)과 영국 규제당국의 심사를 통과한 데 이어 주정부와의 분쟁까지 정리하면서 거래 종결을 위한 법원의 승인 절차만 남겨두게 됐다. NYT는 파라마운트가 향후 2주 안에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거래 규모는 약 1100억 달러에 달한다. 합병이 완료되면 할리우드 주요 스튜디오인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를 비롯해 HBO 맥스와 파라마운트+, CNN과 CBS 뉴스 등이 한 회사 아래 놓인다. '해리포터'와 '탑건'을 비롯해 양사가 수십 년간 확보해 온 영화·TV 지식재산권(IP)도 한데 모인다.


다만 산업 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번 합병을 두고 할리우드에서는 대형 스튜디오 간 결합이 제작 편수와 일자리를 줄이고 콘텐츠 시장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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