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컨퍼런스 미디어브리핑
한국·홍콩 제도화 여건 다르지만
유기적 시스템 위한 시간표 마련 중요
'성장통' 대응 방식도 참고해야
홍콩 빅토리아 항구의 야경 모습이다(자료사진).ⓒ신화/뉴시스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 제도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앞서 제도화를 모색한 홍콩 사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홍콩과 한국의 제도화 여건에 큰 차이가 있지만, 양측 모두 정부가 '키'를 쥐고 있는 만큼 참고할 내용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손성임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21일 '디지털 금융 인프라의 전환'을 주제로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신용평가가 진행한 컨퍼런스 관련 미디어 브리핑에서 "홍콩은 기존 시스템, 기존 규제, 기존 틀 안에서 어떻게 디지털자산을 포섭할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했다"며 "홍콩 정부 주도하에 이뤄지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민간, 즉 핀테크 기업이 가상자산 시장을 개척하며 관련 규범·제도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면, 한국과 홍콩은 정부 주도로 제도화가 이뤄지고 있다.
핀테크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과 신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통칭한다.
정부 역할이 크다는 점은 같지만, 한국과 홍콩은 '시장 형성'과 '제도 도입' 순서가 정반대라는 차이가 있다.
홍콩은 제도를 마련한 뒤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면, 한국은 이미 형성된 시장에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상황이다.
손 상무는 "홍콩은 블록체인이든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든 새로운 시스템이나 새로운 인프라로 보지 않는다"며 "금융 인프라와 기존의 시장 참여자들을 동시에 참여시켜 계속 (기존 금융) 시스템을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홍콩에선 '증권'으로 명명된 상품은 증권사가 예외 없이 취급할 수 있다. 당국 '인가(라이선스)'만 받는다면 토큰화된 증권도 다룰 수 있다.
손 상무는 "한국 같은 경우,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며 "증권사가 어디까지 취급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취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법안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21일 '디지털 금융 인프라의 전환'을 주제로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신용평가가 진행한 컨퍼런스 관련 미디어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디지털자산 제도화 여건이 다르긴 하지만, 홍콩이 발행·유통·결제 시스템을 함께 설계했다는 점, '성장통' 발생 시 시장 축소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발행·유통·결제 시스템의 유기적 작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손 상무는 "디지털자산이 발행되고 결제되고 청산되는 모든 것을 하나의 시간표에서 구축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역대 최대 규모의 금융사기였던 'JPEX 거래소 투자자 피해 사건'을 계기로 홍콩 금융당국이 인가 제도를 중단하거나 리테일 개방을 되돌리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으로 꼽힌다.
손 상무는 "사고에 대한 대응을 시장 축소나 비즈니스 축소가 아닌 규제 확대로 이어지게 했다"며 "생태계를 좀 더 안전하고 확장적으로 구축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홍콩이 기존 금융사들의 '외연 확장'을 허용하며 제도화에 박차를 가했듯 우리나라도 제도 연착륙을 위해 은행 등의 비중 있는 역할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스테이블 코인의 경우, 신뢰성·안정성이 매우 중요한 만큼 은행권 주도로 제도화가 이뤄져야 불확실성이 최소화될 수 있을 거란 관측이다.
김홍미 한신평 실장은 "은행이 지난 몇십 년동안 보안과 규제에 대한 능력을 갖춰 온 이력이 있다"며 "처음 시작하는 데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 만큼, 은행권이 주도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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