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 근무 중 장해등급 13급 판정…이후 진폐증 악화 2017년 사망
유족, 구 석탄산업법 따라 공단 재해위로금 지급할 의무" 소송 제기
대법 "폐광일 이전 진폐증 진단 확실하다면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자"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데일리안DB
폐광 전 진폐증 진단을 받은 광산 노동자가 폐광 당시 요양급여를 받거나 신청하지 않았어도 이후 장해등급을 받았다면 국가로부터 재해위로금을 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근 A씨의 배우자 이모씨와 자녀 3명이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낸 재해위로금 지급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본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에 돌려 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1992∼1995년 B탄광에서, 이후 1996∼2009년 C탄광에서 근무했다.
A씨는 1994년 10월 B탄광에서 근무하던 중 진폐증 1형을 진단을 받았으며 C탄광에서 근무하던 2003년 10월에는 장해등급 13급 판정을 받았다.
C탄광이 2009년 7월 폐광된 이후에도 A씨의 진폐증은 악화했다. 2013년 6월에는 장해등급 11급, 2015년 9월에는 장해등급 7급을 판정받았다가 2017년 6월 사망했다.
A씨 유족들은 구 석탄산업법 및 시행령에 따라 공단이 재해위로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이 사건 소송을 냈다.
사건의 쟁점은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를 받고 있거나 신청하지 않은 A씨가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당시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은 폐광일 당시 장해등급이 확정된 자 혹은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않았을 경우 요양급여 수급 또는 신청한 자에게 재해위로금을 지급한다고 정했다.
A씨는 폐광일 당시 증상이 고정되지 않았던 만큼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에 해당했다.
1심은 폐광일인 2009년 7월 당시 A씨가 요양급여를 신청·수급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심도 A씨 유족 측 항소를 기각해 이러한 판단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진폐증 특성, 재해위로금 입법 취지,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필요성을 고려했을 때 폐광일 이전에 진폐증 진단을 받은 것이 확실하다면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진폐증 환자가 요양급여를 받는 것은 주로 합병증 치료 목적이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폐광일 전까지 합병증이 발현되지 않다가 폐광일 이후 합병증이 발현되면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원심과 같은 해석은 현대의학으로 완치가 불가능하고 직장을 떠나더라도 질환이 악화하는 진폐증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폐광일 당시까지 합병증이 발현돼 요양급여 지급 대상에 해당하게 될 것인지 또는 점차 악화해 폐광일 후에야 합병증이 발현돼 요양급여 지급 대상에 해당할 것인지 여부는 예측 곤란한 진폐증의 진행 속도에 따른 우연한 사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업소 근무로 진폐증을 얻게 된 것이 명백한 이상 둘을 달리 취급해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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