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활주로·항공편 한꺼번에 분석…충돌·정체 사전 예측
이르면 21일 워싱턴DC서 첫 투입…검증 후 美 전역 확대
향후 며칠 전부터 항로·도착시간 조정…항공사들은 일정 조율 우려
지난 2022년 7월 7일 미국 플로리다주 한 공항에서 델타의 여객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이 인공지능(AI)에 항공 교통의 흐름을 맡기는 실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AI가 수천대의 항공기 움직임과 날씨, 공항 상황을 동시에 분석해 사람이 대응하기 전에 혼잡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관제사의 판단을 돕는 수준이지만 향후 미국 전체 항공교통망을 조율하는 사실상의 '두뇌'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미 연방항공청(FAA)이 이르면 오는 21일 워싱턴DC 일대에서 AI 기반 항공교통 관리 시스템 'SMART(Strategic Management of Airspace, Routes and Trajectories)'의 가동을 시작한다고 정부 및 항공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후 성능을 검증한 뒤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SMART는 항공사의 운항 일정뿐 아니라 날씨와 공항 활주로 처리 능력, 영공 상황, 각종 운항 제한 등을 한꺼번에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어느 지역에서 항공기가 몰릴지를 예측하고 항로가 충돌하거나 병목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미리 찾아낸다. 지금은 악천후나 활주로 폐쇄 등이 발생한 뒤 항공편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AI를 활용하면 문제가 생기기 전에 항로와 출발·도착 시간을 조율할 수 있다는 게 FAA의 구상이다.
특히 이번 보도로 처음 구체화된 것은 실제 운용 방식과 확대 계획이다. SMART는 당장 관제사를 대신해 항공기를 통제하지 않는다. 우선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관제사와 항공사의 판단을 돕는 보조 도구로 사용된다. 그러나 FAA는 성능 검증을 거쳐 향후 항공기가 출발하기 수일 전부터 예상 교통량을 계산하고 도착 간격과 항로까지 조정하도록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 교통부 본부에는 SMART를 운용할 중앙 사무실도 21일 문을 열 예정이다.
FAA는 지난 6월 개발사 에어스페이스 인텔리전스(ASI)에 SMART와 관련 시스템 구축을 맡겼다. 계약 기간은 12년, 규모는 8억 7500만 달러(약 1조 2000억원)다. FAA는 기존 시스템의 경우 날씨와 공항 수용 능력 등의 정보가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어 관제사들이 여러 화면과 스프레드시트를 번갈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MART는 이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한다.
다만 항공사와의 조율은 과제로 남았다. FAA가 AI를 이용해 특정 시간대 항공편을 분산시키려 할 경우 수익성이 높은 시간대와 공항 운항권을 놓고 경쟁하는 항공사들의 이해관계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업계에서도 향후 시스템이 실제 항공편 일정에 어느 정도까지 개입하게 될지를 놓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FAA는 우선 제한적으로 시스템을 운용한 뒤 단계적으로 기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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