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제목부터 ‘Rejecting Trump’…“수십년 동맹의 지원 요구 거부”
블룸버그 “트럼프 비판 공세에 운신 폭 좁아져”…한미 갈등 주목
AFP는 북미대화 부각…“트럼프, 김정은과 대화 원한다”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이란 전쟁에 개입할 목적으로 병력이나 군사자산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못 박자 주요 해외 매체들은 이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뉴욕타임스(NYT)는 기사 제목에서부터 이 대통령이 ‘트럼프를 거부했다(Rejecting Trump)’고 표현하며 한미 간 이견을 부각했다.
NYT는 이날 ‘트럼프를 거부한 한국 대통령, 이란에 군대 보내지 않겠다고 밝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수십년 동맹인 한국에 반복적으로 “조금만 도와달라”고 요구한 뒤 나왔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 자체보다 그 배경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과 한국의 거부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로이터통신도 이 대통령의 발언을 한미 간 이견이라는 맥락에서 다뤘다. 로이터는 한국이 소말리아 인근에서 해적 퇴치를 위한 해군 전력을 운용하고 있지만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는 저항해 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공개 비판한 데 이어 올여름 한미 연합훈련 규모까지 축소했다고도 짚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참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을 것”이라며 “그런 목적으로 군사자산을 파견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AP통신 역시 이 대목에 주목해 한국 정부가 청해부대의 활동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지만 미국·이란 전쟁에 끌려 들어가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 파병 문제를 이 대통령이 처한 보다 큰 정치·외교적 압박의 일부로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을 반전시키기 위해 고위험 기자회견에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비판으로 “운신의 폭(room to maneuver)”이 좁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 지원뿐 아니라 3500억 달러(약 49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을 놓고 동시에 워싱턴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덤 패러 분석가는 한국의 호르무즈 임무가 미국의 요구뿐 아니라 이란의 보복 가능성과 한반도 군사 대비태세, 국내 정치적 반대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접근법에서는 한 분야에서 발생한 마찰이 다른 현안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미 양국은 호르무즈 문제와 별개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세부 조건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AFP통신은 기자회견에서 나온 북미 대화 메시지를 주요 뉴스로 뽑았다. AFP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분명히 원한다”고 밝힌 점을 제목에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한다면서도 한국 정부가 북미 대화가 가능하도록 사전 조율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는 북한이 최근 러시아의 지원을 확보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대화 제안에는 뚜렷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신들의 초점은 이 대통령이 ‘미국과의 동맹은 유지하되 이란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선은 넘지 않겠다’고 경계를 설정했다는 데 맞춰졌다. 다만 매체별 강조점에는 차이가 있었다. NYT는 이를 ‘트럼프의 요구를 거부한 결정’으로 가장 강하게 표현했고, 로이터와 AP는 전투 참여와 항행 보호를 구분한 한국 정부의 입장에 초점을 맞췄다. 블룸버그는 호르무즈와 대미 투자 문제가 동시에 한미관계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AFP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화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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