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262대 159로 초강력 러 제재법 통과…트럼프 서명만 남아
러 석유·가스 주요 구매국에 최대 100% 관세 부과 권한
인도 "양국 관계 영향" 즉각 반발…러 "우크라 평화 더 어려워져"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AP/뉴시스
미국 의회가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를 대량 구매하는 국가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초강력 대러시아 제재 법안을 통과시켰다.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산 에너지의 주요 구매국인 중국과 인도까지 직접 압박할 수 있는 조치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대규모 제재 법안을 찬성 262표, 반대 159표로 가결했다. 공화당 의원 203명과 민주당 의원 58명이 찬성했다. 앞서 상원을 통과한 법안은 이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두고 있다.
법안의 핵심은 러시아와 거래하는 제3국까지 겨냥한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국가의 제품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려 노력하는 국가에는 예외를 둘 수 있다.
실제 칼끝은 중국과 인도를 향할 가능성이 크다. 두 나라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이후에도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구매국으로 남아 있다. 미국이 관세 카드를 실제로 꺼낼 경우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을 차단하는 동시에 중국·인도와의 무역 갈등까지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중국에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로운 압박 수단이 생긴 셈이다.
법안은 러시아 내부도 직접 겨냥한다. 러시아 금융기관과 고위 당국자, 에너지·방위산업을 제재하고 기존 서방 제재를 피해 원유를 운송해온 이른바 '그림자 선단'에도 추가 제재를 가하도록 했다. 미 의회가 러시아를 상대로 내놓은 조치 가운데 최근 수년 사이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인도는 즉각 반발했다. 인도 외교부는 새 법안이 미·인도 관계와 국제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미국 측에 이미 전달했다며 자국의 무역·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정유업계에서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관세 면제나 별도의 수입 한도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도 경고에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법안을 "비우호적 행동"으로 규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경우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최대 100% 관세가 곧바로 중국과 인도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는 구조여서 실제 대상 국가와 세율은 행정부의 결정에 달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권한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사용할지가 향후 대러시아 제재의 실효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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