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장에 형소법까지…'민주당 분열' 새 씨앗 된 '검찰개혁'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9.18 06:00  수정 2026.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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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후보자 비판한 김용민 "李대통령 결단하라"

영상녹화 증거능력 논의 중 與의원 끼리 고성 질러

'공소청 직제안 리스크'도…檢개혁 갈등 지속될 듯

내부선 "檢 개혁, 강경파 프레임화 돼 가 안타까워"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최근 현안 관련 입장 표명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검찰개혁이 더불어민주당 내분을 부추기는 새 정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과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후속 법안을 두고 이미 당내 잡음이 발생한데다 공소청 직제안을 둘러싼 추가 갈등도 예고되면서다. 일각선 검찰개혁이 일부 강경파의 정치적 체급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모습이 나오면서 소신파와의 갈등이 격화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검찰개혁 강경파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김지용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친윤석열 검사로 검찰개혁 반대를 주도했던 김 후보가 초대 수장이 되면 중수청이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개혁을 무력화하는 7대 반동을 즉각 중단하고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출신인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 인선에 대해 "역사적 과제로 78년 만에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수청을 신설해 수사과 기소를 분리하는 마당에 간판만 바뀌고 사람과 운영 방식이 그대로라면 그게 국민이 요구한 검찰개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국회 시절 검찰개혁 강경파였던 추미애 경기지사도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김 지명자를 겨냥해 "헝가리 유대인을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내몰아 죽게 하고도 히틀러 총통체제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덤덤하게 말하는 아이히만을 연상하게 한다"고 적었다.


이재명 정부는 김 후보자를 방어하며 당과 엇박을 내고 있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장을 맡고 있는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청와대가 별도로 진행 중인 추가 검증에서 지금까지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자질과 역량, 과거 행적 및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는 직접 소명하고 국회에서는 엄밀하게 검증해 달라"고 밝혔다.


앞서 김 후보자는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 및 징계 청구에 대한 성명에 동참하고,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잡음은 인사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날 선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용민 의원이 "대통령에게 결단을 요청한다"고 언급한 점이나 앞서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철학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이번 인사를 재고해달라"고 촉구한 박주민 의원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용혜인(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부터 당내에선 인사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계속 있어왔다"며 "김지용(후보자)를 공격하는 건 있을 수 있지만 인사권자한테까지 불만을 꺼내는 건 너무 나간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왼쪽)과 김용민 의원(오른쪽) ⓒ뉴시스

민주당 내 '검찰개혁' 관련 내분은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후속 법안 논의 과정에서도 표출됐다. 민주당 내 강경파가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검사 면담 영상의 증거 능력을 삭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자 소신파들이 이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내면서다.


이 갈등이 표출된 건 지난 16일 국회 법사위 소위에서다.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에선 성폭력범죄처벌법을 비롯한 형사사법 체계 개편에 따른 후속 법안 논의가 이뤄졌다. 이 때 영상녹화 증거능력을 두고 변호사 출신인 김남희 의원이 이의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범여권 의원 사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특히 강경파인 다른 범여권 의원들이 김 의원을 향해 "회의가 장난이냐", "SNS에 올려라"와 같은 발언을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용민·박은정(조국혁신당) 의원이 의결 직전 회의장을 빠져나와 회의는 파행됐다.


비판 목소리를 낸 건 김 의원 뿐이 아니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개혁도 좋지만 지나치게 원리주의적으로 흐르다 정작 국민 안전보호 책무가 소홀히 되고 있는 게 아닌지 '국민의 눈높이에서' 점검해 보길 바란다"며 "검수완박이라는 형식적 명분에 집착하다가 도리어 국민의 기본권과 피해자보호의 정신에 역행하는 일이 없도록 이행기의 디테일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부 반발에 민주당은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조항을 삭제해 법안을 수정해 이날 국회 본회의에 올렸다. 이후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재석 의원 219명 중 찬성 156명, 반대 63명으로 가결됐다.


문제는 검찰개혁을 둘러싼 민주당 내분이 또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단 점이다. 중수청장 인선 논란은 현재진행형인데다, 공소청 직제안은 아직 발표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강경파들은 벌써부터 공소청 직제안에 대해 검사 정원을 유지하는 것이 개혁 원칙에 맞는지 살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민주당 한 관계자는 "대선 공약이던 검찰개혁을 두고 당내에서 싸움이 벌어진 게 벌써 몇 번째인가. 이러면 여론이 더 나빠질 걸 모르는 건가"라며 "당이 추진한 검찰개혁이 강경파들의 프레임화가 돼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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