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구역 실거주 유예 내년 말까지 연장
갱신계약도 인정…최장 2029년 입주 가능
반환대출 1억원 한도에 실제 매수층은 제한
ⓒ뉴시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유예를 확대하면서 세입자가 낀 주택의 거래 문턱이 한층 낮아졌다. 다만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 대출 규제 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실제 거래에 나설 수 있는 수요층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유예 조치 신청 기한을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1년 연장하기로 했다. 또 임대차 갱신계약까지 실거주 유예를 인정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관련 내용을 담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18일부터 입법예고하고 오는 10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발표된 실거주 유예를 보완하는 조치다. 현행 제도상 토지거래허가 후 4개월 내 주택 취득·등기를 마치고 실거주해야 해 세입자가 있는 매물을 거래하기 어려웠다. 이에 정부는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매물 출회 를유도하고 있다.
국토부 조치에 따라 요건을 충족한 토허구역 내 세입자 있는 주택은 최장 2029년까지 실거주가 유예될 수 있다. 실거주 유예 신청 마감일인 2027년 12월31일 안에 갱신계약이 시작되면 2년 후에 입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날 세입자와 집주인이 6개월 후인 2027년 3월17일 전세 갱신계약을 시작하기로 미리 합의하고 계약을 체결했다면, 무주택 요건을 충족한 매수자는 오는 10월1일부터 내년 말까지 해당 주택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후 실거주 유예를 인정받아 갱신계약 종료일인 2029년 3월17일까지 입주를 미룰 수 있다.
이번 정부 조치로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이 일부 늘어날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임차인의 계약기간을 존중하면서 무주택자가 내년에도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매입할 수 있게 돼 거래 가능한 매물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 규제지역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요율 인하와 양도세 장특공제 개편안이 확정되면 매물 증가나 거래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에 남은 규제가 산적한 만큼 실제 주택을 거래할 수 있는 수요자는 한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수하더라도 여전히 충분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탓이다.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전세 보증금 반환 목적 주담대는 한도가 원칙적으로 최대 1억원으로 제한된다. 주택을 매수하더라도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보증금이 있어야 하는 셈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매수자 입장에서 세입자가 있는 매물을 매수할 경우 향후 세입자 퇴거 조건으로 대출 금액이 1억원으로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에 대한 금융 보완책도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전세보증금을 승계해 주택을 살 수 있을 정도의 초기 자금을 확보한 무주택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임대차계약이 끝날 때까지 소득을 저축해 보증금 반환자금을 마련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수요자는 서울보다 가격이 낮은 수도권 외곽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실거주 시점이 뒤로 미뤄지면서 당장 전세보증금 반환자금까지 마련할 필요가 없어 초기 자금 부담이 일부 낮아졌기 때문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당장 자금이 부족한 수요자가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도권 외곽으로 거래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정부가 지난 5월 도입한 실거주 유예 제도를 약 4개월 만에 다시 손질하는 등 정책 변화가 이어지는 만큼 주택 매수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유예기간이 주어져도 미리 대비해 자금을 모아 놓은 사람들은 집을 살 수 있지만, 자금이 없는 사람들은 유예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규제를 일부 풀었더라도 실거주 유예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주택을 매수할 때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5월 12일부터 계속 무주택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입주 후에는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대상인 주택을 매수할 경우에는 별도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정비사업 규제도 확인해야 한다. 정부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으로 주택 매도가 어려운 경우 이전고시일 등 해당 제한이 해소되는 시점부터 15개월간 실거주 유예를 신청할 수 있도록 신청기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