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패턴 따라 캐릭터 실시간 교체…그로기·브레이크로 연계 공격
원작 세계 카툰렌더링으로 구현
'탐식의 대사' 등 보스 공략 재미 살려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부스에 전시된 '리카온'과 '산라쿠'의 전투 모형.ⓒ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새파란 새 머리 가면을 뒤집어쓴 근육질 괴인이 단검을 호쾌하게 휘두른다. 멍하니 보고 있자니 점점 빠져든다. 어느새 게임이 시키는 대로 타이밍에 맞춰 화면을 터치하게 된다.
18일 일본 도쿄게임쇼(TGS) 2026 현장에서 넷마블이 출품한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을 직접 플레이해본 뒤의 감상이다.
원작 '샹그릴라 프론티어'는 수많은 '망겜'을 즐겨온 고등학생 히즈토메 라쿠로가 인기 VR게임 샹그릴라 프론티어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게임 안에서는 '산라쿠'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동료들과 함께 강적을 공략한다. 웹소설에서 출발해 코믹스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진 유명 지식재산권(IP)이다. 이번 작품은 해당 IP의 첫 게임화다.
전투는 4명의 캐릭터로 파티를 꾸리고 이 가운데 2명을 전장에 내보내는 방식이다. 캐릭터들은 기본적으로 스스로 공격한다. 이용자가 집중해야 할 것은 적의 상태와 공격 패턴, 그리고 누구를 언제 교체할지다.
처음에는 자동으로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는 '관상용' 게임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막상 보스전을 접하자 인상이 달라졌다. 적이 위협적인 패턴을 준비하면 요구되는 공격 특성에 맞춰 캐릭터를 차례로 교체해야 한다. 특정 공격과 타이밍에 맞춰 캐릭터를 교채하면 공격을 튕겨내며 반격하는 '패리'로 판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 타이밍만 적중하면 공격을 무력화하고 그로기 상태까지 끌고 갈 수 있다
이후에는 강력한 연계 공격과 필살기를 몰아넣는다. 방어도를 모두 걷어내 브레이크 상태에 들어가면 다시 화면에 제시되는 조건에 맞춰 캐릭터를 빠르게 바꾸며 콤보를 이어간다.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몰아치는 듯한 연출이 시원하다.
강력한 공격을 통해 브레이크 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이 과정이 가위바위보를 실시간으로 이어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보스의 상태가 계속 달라지는 만큼 처음 정한 순서로만 교체를 반복해서는 효율이 떨어진다. 지금은 어떤 캐릭터가 필요한지 판단하고, 교체한 캐릭터가 자신의 공격을 이어가면 다시 다음 수를 고른다. 직접 캐릭터를 세밀하게 조작하지 않는데도 전투에 개입하고 있다는 감각이 꽤 강했다. 간혹 전면에서 보스의 공격을 받아내느라 체력이 크게 빠진 캐릭터를 교체해 주는 것도 중요한 선택이다.
시연에서 상대했던 '탐식의 대사'는 이런 시스템을 익히기에 적당한 보스였다. 공격 패턴을 보면서 태그와 연계 시스템을 계속 활용해야 했다. 단순히 높은 전투력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상대의 행동을 읽고 대응하는 게임의 방향이 잘 드러났다.
그래픽은 카툰렌더링을 활용해 원작 애니메이션의 인상을 살렸다. 캐릭터 얼굴과 의상부터 전투 중 기술 연출까지 이질감이 크지 않았다. 스킬이 연달아 터질 때는 화면 이팩트도 상당히 화려했다. 원작 성우의 풀보이스와 주요 장면의 컷신도 더해졌다.
적의 특정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아군을 골라 스위치 해야 한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부스 역시 원작 팬이라면 한눈에 알아볼 만하게 꾸몄다. 전면에는 산라쿠가 게임 초반부터 맞닥뜨리는 일곱 최강종 가운데 하나인 거대한 늑대형 몬스터 '야습의 리카온' 모형이 자리했다. 시연에서도 리카온을 상대하는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다른 일곱 최강종인 '묘지기의 웨자에몬' 역시 시연 빌드 시작부터 등장한다. 애니메이션 1기 클라이맥스에 등장하는 적으로, 개발진이 "원작을 이 정도까지 재현했다"며 자신 있게 던진 출사표다.
웨자에몬에게 무참히 패배한 다음 본격 시연 시작이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전투 밖의 세계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시연 막바지에는 마을 등 비전투 공간이 등장해 원작의 게임 세계를 전투 스테이지만으로 구성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해당 콘텐츠가 정식 서비스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샹그릴라 프론티어는 정밀 조작 대신 판단의 재미를 택했다. 캐릭터는 알아서 싸우지만 누구를 꺼낼지까지 게임이 대신 결정해주지는 않는다. 적의 다음 수를 읽고 캐릭터를 바꿔 공략을 이어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바빴고, 그만큼 교체가 제대로 맞아떨어졌을 때의 손맛도 분명했다.
한편 개발진은 원작에서 언급만 되거나 제대로 풀리지 않은 설정 역시 게임의 특수성을 빌려 더 상세하게 구상 중이다. 원작에 이름 없이 등장했던 캐릭터에 '바니니'라는 이름을 붙인 사례가 대표적인데, 원작자 카타리나와 협의를 거쳐 완성한 이름이다.
이처럼 원작 IP와 함께 장기적으로 성장하며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TGS에서의 첫 인상은 합격점이다. 특유의 감성과 플레이 스타일을 출시 전까지 완벽히 다듬을 수 있을지 관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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