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줄고 하지정맥류 심사 깐깐…달라지는 실손보험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6.09.16 07:02  수정 2026.09.16 07:02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도수치료 관리급여 후 청구액 급감

하지정맥류 실제 입원 필요성 따져 지급

병원서 입원해도 통원의료비 적용 가능

보험사들이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하지정맥류 시술의 실제 입원 필요성을 따져 실손보험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실손의료보험의 주요 비급여 치료를 둘러싼 보험금 지급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도수치료는 관리급여 전환 이후 보험금 청구가 크게 줄어든 데 이어 하지정맥류는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실제 입원 필요성을 따져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심사가 강화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최근 카테터를 이용한 비급여 하지정맥류 시술에 대해 변경된 입원보험금 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핵심은 병원에서 '입원'으로 처리됐다고 해서 실손보험에서도 반드시 입원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보험사들은 병원 체류시간이나 입퇴원확인서 발급 여부가 아니라 환자의 상태와 시술 내용, 합병증·부작용 발생 여부,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처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입원 필요성을 판단한다.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입원의료비 대신 통원의료비 기준으로 보험금이 지급될 수 있다.


이번 심사기준 변경은 지난 6월 대법원 판결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카테터를 이용한 경피적 기계화학 정맥폐쇄술과 정맥절제술을 받은 환자에 대해 특별히 입원 치료가 필요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입원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보험사들은 하지정맥류 입원 치료 자체를 보장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환자 상태나 합병증 등으로 지속적인 관찰과 처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입원 필요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의료기관의 입원 판단과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가입자가 유의해야 한다.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입원했더라도 보험사가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실제 입원 필요성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예상했던 입원의료비를 받지 못할 수 있어서다.


하지정맥류는 그동안 실손보험금 지급 규모가 큰 비급여 치료 중 하나로 꼽혀왔다.


지난해 손보사 14곳이 하지정맥류 치료에 지급한 실손보험금은 1067억원으로 2024년보다 11.5% 증가했다.


의료기관별 가격 차이도 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레이저정맥폐쇄술 비용은 의료기관에 따라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1796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특히 통원의료비는 보장 한도가 제한적인 반면 입원의료비는 가입 상품에 따라 수천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어 업계에서는 이 같은 차이가 불필요한 입원을 유도하는 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하지정맥류에 앞서 실손보험의 대표적인 비급여 치료인 도수치료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전환해 가격과 진료 횟수에 기준을 두고 환자 본인부담률을 95%로 정했다.


이후 보험금 청구도 크게 줄었다. 삼성화재의 도수치료 관련 일평균 청구액은 올해 상반기 약 4억5000만원에서 최근 1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도수치료는 정부가 가격과 진료기준을 관리하고 하지정맥류는 보험사가 실제 입원 필요성을 따진다는 차이가 있지만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진료에 따른 실손보험금 누수를 줄인다는 방향은 같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비급여 치료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백내장 수술과 자궁근종 하이푸(HIFU) 시술 등에서도 입퇴원 여부보다 실제 입원 치료의 필요성을 따지는 법원 판단이 이어진 바 있다.


관련 판결이 쌓일수록 형식적인 입원 여부보다 실제 치료 내용과 필요성을 따지는 심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병원의 입원 판단과 보험사의 심사 결과가 엇갈리면서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특정 치료에 대한 관리 강화가 다른 비급여 진료 증가로 이어지는 '풍선효과'도 변수다.


도수치료 역시 관리급여 전환 이후 관련 청구는 줄었지만 신장분사치료 등 유사 비급여 진료가 늘어나는 움직임이 나타난 만큼 향후 청구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필요한 치료나 입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진료로 발생하는 보험금 누수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입원 필요성을 중심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기준이 자리 잡는 동시에 다른 비급여로 수요가 옮겨가는지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