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 시신, 화장 후 육지로 이동해 안장될 예정
유족 "허위종결한 경찰 및 수사 상황에 관심 가져달라"
부검 과정서 '설골' 골절 확인…타살 가능성도 불거져
전문가 "객관적 정황 종합해 보면 자살 단정 근거 전무"
지난 26일 오전 30대 여성 장모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경찰이 현장 보존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제주도에서 실종된 지 100여 일이 지나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 장모씨의 발인이 28일 엄수됐다.
이런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 과정에서 장씨의 목뿔뼈(설골) 골절이 확인되면서 장씨의 사인을 목맴사로 추정하고 있는 경찰 수사 방식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장씨의 발인은 이날 오전 제주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운구차량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장례식장을 떠나 제주시 양지공원으로 향했다.
장씨의 시신은 양지공원에서 화장된 뒤 육지로 이동해 안장될 예정이다.
앞서 유족 측은 "동생(장씨)을 보내는 데만 신경 쓰고 싶다"며 "실종신고를 허위종결한 경찰과 그에 대한 수사 상황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장씨의 시신은 실종 104일 만인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인근 야자수 숲에서 발견됐다.
현재 경찰은 귀금속 등 소지품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타살을 의심할 만한 외상이 없었던 점, 장씨가 자택에서 끈을 챙겨 나간 정황 등을 근거로 범죄 혐의점이 낮다고 보고 있다. 유족에게도 "장씨가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는 취지"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과수의 장씨 시신에 대한 부검 감정서에서 '설골'로 불리는 목뿔뼈 골절이 확인되면서 타살 가능성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국과수는 "고도 부패와 부분 백골화로 외상과 질식 등을 논하기 어렵다. 사후 부패 과정에서 동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정현 법무법인 의담 대표변호사는 "설골 골절은 기본적으로 경부 압박, 즉 목이 졸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강력한 징후"라며 "이를 근거로 100% 타살이 아니라고 단정 짓는 것은 의학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시가 억세고 빽빽하게 돋은 야자수 상단부까지 장씨가 어떻게 접근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유족은 장씨가 평소 해당 야자수 숲을 무서워해 혼자 갈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현장에서도 유서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뚜렷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모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 변호사는 "한 번도 방문한 적 없는 무서운 농장까지 굳이 이동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현재까지 드러난 객관적 정황들을 종합해 보면 자살로 단정할 수 있는 근거가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전날 저녁 MBC 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설골은 목맴사뿐 아니라 목조름사에서도 골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구압박에 의한 질식이라는 것은 추정할 수 있지만 스스로 목을 매는 '목맴사'인지, 타인이 목을 졸라 질식시킨 '액사' 또는 '교사'인지는 법의학적으로 규명하기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목맴사'에 무게를 두는 것과는 별개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실제 경찰은 사망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현장 감식 과정에서 해당 가지를 직접 당겨보는 등 강도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성인의 체중을 지탱하기에 충분한 강도였다는 것이 경찰 측 설명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장 씨의 사망 원인과 실종 직전의 행적을 밝히기 위해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