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0원’에 점유율 꿈틀?…가상자산 판도 변화는 글쎄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8.28 18:14  수정 2026.08.28 23:29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디지털엑스 점유율 닷새 만에 0.4%→9.6%…코인원도 상승

VIP 거래 보상설에 착시 우려도…무료 정책 이후가 관건

수수료 무료 경쟁으로 디지털엑스와 코인원의 거래대금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에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수수료 0원’을 앞세운 가상자산 거래소 간 경쟁에 국내 시장의 거래대금 점유율이 단기간 크게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그룹에 인수된 디지털엑스(옛 코빗)와 코인원 등 일부 중소 거래소의 점유율이 수수료 무료화 이후 단기간 상승했지만, 특정종목의 거래량 급증과 무료화에 따른 거래 반복효과 등이 함께 작용한 만큼 이를 시장 판도의 지각변동으로 해석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28일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공식 오픈 API(Open API)를 이용해 원화마켓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일별 거래대금을 집계한 결과, 이날 집계 시점 기준 디지털엑스의 점유율은 9.6%로 나타났다.


무료 정책을 시행하기 전인 지난 23일 0.4%와 비교하면 닷새 만에 9.2%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변화는 디지털엑스가 원화마켓 전 종목의 거래 수수료를 없앤 지난 24일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


디지털엑스의 점유율은 무료화 첫날 8.9%로 단숨에 상승했다. 이후 25일 5.4%, 26일 5.7%로 낮아졌지만 27일 다시 9.8%까지 올라섰다.


다만 일각에서는 디지털엑스의 점유율 상승에 수수료 무료화뿐 아니라 특정 종목의 거래량이 이례적으로 급증한 영향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디지털엑스의 점유율 상승을 전반적인 이용자 이동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디지털엑스에 이어 코인원까지 무료 경쟁에 뛰어들면서 거래대금 점유율 변화는 다른 중소 거래소로도 번졌다.


코인원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한 지난 26일 2.9%였던 점유율은 이튿날 4.2%로 상승했고, 28일에는 3.7%를 기록했다.


빗썸의 점유율도 지난 23일 32.5%에서 28일 43.5%로 11.0%p 높아졌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과 함께 알트코인 거래가 활발해진 가운데 빗썸이 신청 이용자에게 0.04%의 거래 수수료 혜택을 제공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수와 매도를 반복할수록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거래 비용과 풍부한 거래량이 투자 수요를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업비트에 상장되지 않은 일부 알트코인의 가격이 크게 오른 점도 빗썸의 거래대금 증가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며칠간의 거래대금 변화만으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수수료가 사라지면 동일한 자금으로 매매를 반복하기 쉬워 실제 이용자나 예치자산 증가 폭보다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종목의 거래량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이벤트까지 더해지면 실제 고객과 자금의 이동 규모보다 거래대금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결국 관건은 무료 정책이 끝난 뒤에도 유입된 이용자들이 해당 거래소에 남느냐다.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선택할 때는 수수료뿐 아니라 유동성과 자산 보호에 대한 신뢰도 함께 따지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부족하면 주문 가격과 실제 체결 가격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슬리피지’가 커져 수수료 절감분보다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돌려줄 수 있는지 역시 거래소 선택을 좌우하는 요소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거래대금 증가를 단순히 부풀려진 수치라고만 보기는 어렵고, 수수료 무료화에 따라 실제 고객 일부가 움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단기 수치만으로 시장 판도가 달라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투자자들은 수수료율뿐 아니라 유동성이 충분해 슬리피지에 따른 손실이 적은지,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게 본다”며 “FTX 사태와 고팍스의 고파이 출금 중단 사례가 있었던 만큼 거래소에 대한 신뢰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무료 정책이 끝난 뒤에도 디지털엑스와 코인원이 확보한 이용자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