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관 참여하려면 정부 승인 공문 필요…기관관은 기관명 표기
오는 9월 개막하는 제16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대만관'(Taiwan Pavilion) 명칭을 둘러싸고 대만 측과 광주비엔날레가 충돌했다. 대만 정부가 '대만'이라는 명칭을 삭제한 것은 정치적 검열이라며 반발하자 광주비엔날레 측은 참여 유형에 따른 행정적 절차일 뿐 전시 내용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번 논란은 국립대만미술관(NTMoFA)이 참여하는 파빌리온의 명칭이 '대만관'이 아닌 'NTMoFA Pavilion'으로 공식 홍보물 등에 표기되면서 불거졌다.
광주비엔날레 전경ⓒ광주비엔날레 제공
대만 문화부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광주비엔날레가 '타이완 파빌리온'(Taiwan Pavilion)을 'NTMoFA Pavilion'으로 일방적으로 변경했다며 반발했다. 대만 문화부에 따르면 국립대만미술관은 올해 초 광주비엔날레 참가를 제안해 지난 4월 2일 승인을 통보받았으며, 같은 달 23일 계약을 체결했다.
대만 측은 이후에도 양측이 '타이완 파빌리온'이라는 명칭으로 전시장과 운영 세부 사항을 논의했지만, 광주비엔날레가 지난 6월 10일부터 'NTMoFA Pavilion'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립대만미술관과 주한국 대만대표부 등이 명칭 변경에 항의했으며, 지난 10일에는 명칭을 바로잡아 달라는 공식 입장도 전달했다.대만 작가와 큐레이터들도 지난 15일 공동 성명을 내고 당사자들의 동의 없이 명칭을 변경했다며 이를 '정치적 검열'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작가들은 전시 참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광주비엔날레는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했다. 이번 사안은 전시 내용이나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문제가 아니라 파빌리온의 참여 유형과 명칭 표기에 관한 행정적 절차상의 이견이라는 입장이다.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은 국가관과 기관관으로 나눠 운영된다. 국가관으로 참여하려면 해당 국가의 대사관 또는 문화부가 발급한 참여 승인 공문을 제출해야 하며, 기관 자격으로 참여할 경우 해당 기관명을 사용한다.
재단 측은 국립대만미술관이 기관 명의로 파빌리온 참여 절차를 밟고 전시 계약을 체결한 만큼 국가명이 아닌 기관명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파빌리온에는 16개 국가관과 11개 기관이 참여하며, 한 기관이 2개 파빌리온을 운영해 총 28개 파빌리온이 마련된다.
광주비엔날레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든 파빌리온의 자유로운 창작 활동과 독립적인 전시 운영을 존중한다"며 "전시 기획과 내용에 어떠한 개입이나 검열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을 재단의 검열 행위로 해석하는 데 우려를 표하며 "사실관계에 기반해 참여 기관과 원만하고 협력적인 방향으로 논의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국제무대에서 대만을 어떻게 표기할지를 둘러싼 정치적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대만은 국제 스포츠 대회 등에서 '타이완'(Taiwan) 대신 '차이니즈 타이베이(Chinese Taipei)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국제 행사에서의 명칭 표기는 양안 관계의 민감한 사안으로 다뤄져 왔다.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은 본전시와 별도로 국가와 문화예술기관, 도시, 기획자 등이 전시를 제안해 참여하는 협력 프로젝트다. 2018년 3개 기관으로 시작해 2024년에는 22개 국가관과 9개 기관·도시 등 31개 파빌리온으로 확대됐다.
한편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You Must Change Your Life)를 주제로 9월 4일부터 11월 15일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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