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검사 징계 심의 앞두고 법무부 감찰위 신규 위원 대거 임명
박상용 "부적절한 행위" vs 법무부 "공석 채운 것에 불과" 대립
나경원 "위원 선정 과정에 청와대 개입·보고 있었는지 조사해야"
범야권, 무리한 징계에 李대통령 관련 재판 '공소 취소' 포석 주장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 ⓒ연합뉴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에 대한 징계 절차가 최종 단계로 오며 법조계는 물론이고, 정치권 안팎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번 징계를 두고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범야권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의 공소 취소를 위한 포석이란 주장까지 펴고 있다. 법무부가 박 검사 징계와 관련한 정치적 해석에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향후 징계 수위를 두고 여진이 예상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심의를 앞두고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신규 위원들이 대거 임명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이례적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징계 당사자인 박 검사는 '결론 짜맞추기'가 목적이라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법무부 감찰위는 위원장·부위원장을 포함해 7인 이상 13인 이내로 구성된다. 감찰위는 위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위원 과반이 찬성하면 법무부 장관에게 필요한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감찰위는 기존 8명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지난 5월 이후 위원 5명이 추가로 일괄 임명되며 13명으로 꾸려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결 기구에서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과반에 가까운 인원이 기습 충원된 셈이다.
이를 두고 박 검사 측과 법무부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박 검사는 감찰위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선수가 심판을 교체한다거나, 검사가 판사를 교체하는 것과 비슷한 굉장히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공석을 채운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법무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감찰위에 신규 인원 충원 이후 정치적 의도를 둘러싼 논쟁이 점화됐다. 감찰위가 위원 추가 위촉 직후 가진 첫 회의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낸 공판 검사들에게 징계를 권고했다고 알려지면서다.
감찰위는 당시 회의에서 수원지검 1·2차장검사와 형사6부장에 대한 견책 권고를 의결했다. 이는 앞서 찬반 의견이 3대 3으로 갈려 징계를 청구하지 않기로 한 대검찰청 감찰위의 판단과 다른 결론이다.
이후 감찰위원들을 추가 임명한 과정에 대한 의문 제기가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수원지검 지휘부에 대한 징계의결 근거를 밝혀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소명을 요구했다.
그는 해당 게시글에서 “대검 감찰위에서 무혐의 처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법무부가 직접 감찰위를 다시 열어 징계를 의결했다”며 "'모두 무혐의'에서 '3명 징계'로 판단이 번복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연합뉴스
급기야 청와대 개입설까지 거론됐다. 박 검사는 한 언론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감찰위 신규 위원 임명을 두고 청와대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 정도 일(신규 위원 일괄 임명)을 법무부가 자체적으로 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동일한 의혹 제기가 나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징계 심의 과정과 위원 선정 과정에 청와대 개입이나 보고는 없었는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이 대통령 범죄 세탁을 위한 국가권력남용·직권남용은 아닌지 철저한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사유도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핵심 사안으로 지목됐던 '연어 술자리 의혹'은 징계 사유에서 제외된 반면 업무 중 SNS 글 게시 등이 징계 사유로 추가됐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지난 13일 감찰위를 열고 박 검사의 징계 수위를 논의했는데, 심의 대상에는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에게 다른 사건 수사를 언급하며 자백을 요구한 점 ▲수사 과정 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 ▲외부 음식물과 접견 편의를 제공한 점과 더불어 ▲업무시간 중 SNS에 글을 올린 점 ▲국민의힘이 진행한 '민주당 공소취소·재판조작 진상규명 청문회'에 서면보고 없이 참석한 점 등이 올랐다.
주진우 위원장이 지난 1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재명 대통령 재판취소 저지특별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위원들과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도 박 검사의 징계 절차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범야권은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의 공소 취소와 관련해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최근 SNS에 박 검사 징계와 관련해 "표적 탄압이다. 징계가 목적도 아니다"며 "(이 대통령 사건) 공소 기각의 길을 닦으려는 총체적 권력 공작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이재명 대통령 재판취소 저지특별위원회'는 회의에서 "이 대통령을 수사한 검사를 옥죄고, 궁극적으로 대통령 재판취소의 명분을 쌓기 위한 정치보복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법무부는 박 검사에 대한 부당한 징계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 검사 징계와 더불어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의 무효화 절차가 진행 중이란 정치권 우려는,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가 이 대통령이 기소된 8개 사건 중 공소 취소가 가능한 6건을 진상조사 대상에 올려두며 커지고 있다. 6개 사건은 모두 검사가 공소 취소할 수 있는데, 형사소송법 255조 1항에서 공소는 제1심 판결의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공소 취소가 가능한 6개 사건 외 남은 두 사건 중 하나인 위증교사 사건은 1심에서 무죄가 나왔고, 공직선거법 사건은 법률 개정으로 '면소' 판결이 가능해질 수 있다.
한편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수위 확정은 이달 말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 검사의 징계 절차는 대검의 징계 청구와 인천지검의 추가 감찰, 법무부 감찰위 심의까지 마무리됐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통상 법무부 감찰위 심의 후 1∼2주 안에 결론을 내린다. 검사의 징계는 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 등 5단계로 정직 이상은 중징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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