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반대에 미군 부지 반환, 토양 정화까지 ‘산 넘어 산’
김윤덕 “용산공원 제한적 활용…디테일은 아직”
국토부, 토지보상 단계 등 생략 가능…“기간 단축 요소도 있어”
용산공원 전경. ⓒ뉴시스
정부가 용산공원 일부를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택공급처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지만, 실제 착공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서울시의 강한 반대는 물론 특별법 개정과 미군 부지 반환, 토양오염 정화 등 복잡한 절차가 얽혀 있어 정부가 강조해 온 주택공급 ‘속도전’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20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을 갖고 주택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가장 큰 쟁점은 용산공원을 활용한 청년주택 공급이었다. 지난 14일 김 장관이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용산공원을 언급한 데 이어,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장교 숙소, 군인아파트, 옛 방위사업청 부지 등을 거론했다.
김 장관은 이날도 오 시장과 회동 후 “용산공원 내 훼손된 곳을 중심으로 주택공급을 검토하겠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라며 “예를 들어 장교 숙소는 이미 집을 지었던 곳으로 이런 부지라면 가능하단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공원 내 공원·녹지 기능이 상실된 곳에 한해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집을 짓겠단 구상이다.
반면 오 시장은 “개발에 동의하는 것은 역사의 죄인으로 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용산공원 활용 방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처럼 지자체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용산공원 부지 활용 문제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자체 반대가 아니더라도 용산공원을 둘러싼 난제가 산적해 있어 주택 착공이 가시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용산공원 본체 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내용의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 물론 여대야소 상황에서 특별법 개정을 통해 주택공급의 법적 기틀을 닦는 것이 어려운 절차는 아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특별법 제정으로부터 20년 가까이 흘렀다”며 “법의 제정 취지는 존중하되 더 나은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것까지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용산공원 특별법 개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미군의 잔여 부지 반환 문제와 토양 정화 문제도 얽혀있다. 300만 규모의 용산공원 부지 중 미군 반환이 완료된 부지는 76만8000 전체의 25.6%뿐이다.
반환이 완료되더라도 토양오염에 대한 조사와 정화 작업에 수년이 걸리며 비용 부담 주체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토양오염을 정화하는 비용은 미국이 대야 하나, 입주자가 대야 하나, 국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하나”라고 물으며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도 구체적인 검토를 진행한 상황은 아니다. 김 장관은 “디테일한 검토는 안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토부에선 용산공원 부지가 국유지라서 토지보상 단계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만큼 국민들이 체감하는 공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는 모습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모든 토지는 주택공급 정 토양 정화 기준에 맞춰 오염 조사와 정화 작업을 해야한다”며 “용산공원이 핵 폐기 실험장도 아니고, 공원 안에도 학교, 병원, 마을이 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화작업에 소요되는 시간도 있겠지만 용산공원은 국유지이고 토지보상, 이주에 소요되는 기간이 없어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요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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