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F 2026 서울 강남구 코엑스서 개막…3일간 진행
병원마다 다른 미래 전략…AI 전환·R&D 성과 한자리에
아이디어 발굴부터 기술개발·사업화까지 병원 역할 확대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6)가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하고 미래의료산업협의회가 주관하는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6)가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오는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The Intelligent Hospital - AX와 로보틱스가 이끄는 병원 혁신’을 주제로 의료 인공지능(AI)과 로봇, 디지털 헬스케어 등 미래 의료기술을 선보인다.
이날 박람회 현장에서 주요 병원 부스를 돌아보니 기술이 실제 의료현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의료진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현하는가 하면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AI 개발을 지원하고, 병원의 연구·임상 인프라를 기업에 연결하는 등 방식도 다양했다.
AI가 응급실 문진 ‘척척’…의료진 아이디어 현실로
겨자씨키움센터 Fastriage팀의 ‘AI 음성 사전문진 기반 응급실 중증도 예측 솔루션’ 부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곳은 학교법인 가톨릭학원과 서울성모병원이 공동 운영하는 ‘겨자씨키움센터’ 부스였다. 2021년 문을 연 겨자씨키움센터는 국내 대학병원 최초의 사내 혁신·창업 지원 조직으로,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부속병원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해 사업화를 지원한다. 이번 전시에는 사업화 트랙 1기 11개 팀과 사업화를 마친 3개 팀 등 총 14개 팀이 참여했다.
부스 안쪽에서는 ‘Fastriage팀’의 ‘AI 음성 사전문진 기반 응급실 중증도 예측 솔루션’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응급실에서 환자가 대기하는 동안 AI로 사전문진을 진행해 위급한 환자를 빠르게 가려내는 기술이다.
AI 문진 부스에 들어가 “배가 아프다. 머리가 어지럽다. 어제 새벽부터 아프기 시작했다”고 말하자 화면에 증상과 발병 시점이 곧바로 정리됐다. AI가 음성에서 핵심 정보를 추출해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로 상태를 예측하고, 문진 결과를 전자의무기록(EMR)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환자의 중증도를 신속하게 파악해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응급실 대기시간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문진 결과가 전자의무기록(EMR)으로 자동으로 정리된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현장 관계자는 “현재는 태블릿 형태로 문진하지만 향후 키오스크 형태로 도입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며 “2.0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하반기 테스트를 거쳐 내년 상반기 현장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스 한켠에는 이미 사업화 단계에 접어든 기술들도 자리했다. 확장현실(XR)을 활용한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를 개발한 XR팀과 근골격계 디지털치료기기 ‘아나파(ANAPA)’를 개발한 올쏘케어가 대표적이다.
아나파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관절가동범위와 근력을 측정하고 재활을 돕는다. 출시 5개월 만에 상급종합병원 14곳을 포함한 21개 병원에 도입됐으며, 현재 12개 대학병원 견주관절 전문 교수진이 참여하는 확증임상이 진행 중이다.
올쏘케어 관계자는 “환자 상태 측정부터 재활치료, 예후관리, 맞춤형 보조기까지 근골격계 치료 전 과정을 하나의 솔루션으로 연결하고 있다”며 “수술 후 재활운동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보다 쉽게 재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연세는 ‘AX’·이화는 ‘R&D’…병원 혁신 전략 한눈에
이강영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장이 19일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6)에 마련된 연세의료원 부스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이어서 방문한 다른 병원들도 전시 부스를 통해 각기 그리고 있는 미래 전략을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연세대학교의료원은 디지털헬스케어연구원과 AI혁신연구원 등을 아우르는 AX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람을 살리는 디지털’을 목표로 의료원 전반의 AI 전환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현장에 공개된 중장기 로드맵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AX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고, 2028년에는 AI 에이전트를 본격 도입·확산한다. 2029년부터는 AI 에이전트가 서로 협업하는 ‘AI-Native’ 지능형 병원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올해 디지털헬스실 내 AX 조직이 신설되면서 의료원 차원의 AI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그동안 디지털헬스실을 중심으로 관련 준비를 이어온 만큼 앞으로 AX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경하 이화의료원장 겸 대한병원협회장(왼쪽 첫번째)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 등 관계자들이 이화의료원 부스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이화의료원 부스에서는 이대목동병원과 이대서울병원, 이화의료아카데미에서 추진해 온 연구개발(R&D) 성과가 전면에 나왔다. 개방형실험실 사업단과 유로진 유효성평가센터, ER 바이오코어 사업단 등이 대표적이다.
유로진 유효성평가센터는 이대목동병원의 진료·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비뇨기·여성질환에 특화된 유효성 평가를 지원한다. 관련 난치질환의 신약 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글로벌 유효성 평가 허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경하 이화의료원장이 연구책임자를 맡고 있는 ER 바이오코어 사업단은 바이오헬스 초기 창업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7년간 10개 기업을 선별해 병원 인프라를 연계하고, 사업화 단계에 맞춘 자문과 교육 등을 제공해 기업의 성장을 돕는 방식이다.
이화의료원 관계자는 “그동안 의료원에서 축적해 온 연구성과와 다양한 사업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며 “이대목동병원과 이대서울병원을 비롯해 각 연구조직이 보유한 연구 역량과 성과를 한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병원과 기업 ‘한 팀’으로…분당서울대, 산학협력 전략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6)에 마련된 분당서울대병원 부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부스에서는 병원의 연구·임상 인프라를 기업의 기술개발과 사업화로 연결하는 산학협력 모델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오코어사업단을 중심으로 유망 바이오헬스 기업을 발굴하고, 기술개발부터 실증·사업화까지 단계별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부스에는 바이오코어사업단 참여기업의 기술도 함께 자리했다. 디아비전은 2021년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 ‘C-Lab’에서 스핀오프한 AI 홈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이날 배란·임신 테스트 결과를 AI로 분석하는 서비스 ‘블레스’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경기도와 추진하는 의료 AI 기업 지원사업과 창업보육센터 운영 사례도 소개됐다. 병원이 보유한 의료데이터와 임상 환경을 활용해 기업의 기술개발과 실증을 지원하고, 초기 기업의 성장과 사업화까지 뒷받침한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2022년 센터가 문을 연 이후 기업 지원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며 “기술개발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단계별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기업의 수요에 맞춰 병원의 연구자와 인프라를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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