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 다진 K-뮤지컬 신작 지원, 지속가능한 ‘재연’을 위한 과제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8.16 11:01  수정 2026.08.16 11:01

31억→244억 늘어난 뮤지컬 예산...대부분 초연 작품에 한정

지속가능한 생태계 위한 다년도 체계 시급

이재명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이 창작 뮤지컬 분야의 원천 IP(지식재산권) 발굴과 창작 인프라 확충에 중점을 두고 추진되고 있다. 공공 기관을 통한 단계별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의 확대와 창작자 복지 제도의 연계는 신작 개발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초연 이후 작품이 시장에 안착하고 정기적인 재연으로 이어지는 생태계 고리는 여전히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초연한 창작 뮤지컬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가 '2026 K-뮤지컬국제마켓'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선보였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정부는 K-뮤지컬의 산업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작 기획과 초기 개발 단계에 대한 공공 지원을 대폭 강화했다. 올해 뮤지컬 관련 예산은 지난해 31억원에서 244억원으로 크게 증액됐다. 다만 예산은 창작 뮤지컬 전용 공간 대관 및 시범공연 지원, 인재 양성과 해외 진출 등에 투입될 예정으로, 대부분 창작 초연 작품에 한정된다.


최 장관은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뮤지컬분과 2차 회의에서 “창·제작에 공간 대관이나 제작 지원해주는 사업에 예산을 편성했다”며 “제작비 지원은 작품당 평균 10억원으로 7개의 작품을 지원하고, 무대 공간 대관은 네 군데 정도의 공간을 정부에서 임대해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창작 뮤지컬 매출이 라이선스 작품을 넘어서는 등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과 예산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면서 “창작 초연작 전용 극장 등 인프라 확충도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예술경영지원센터를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은 단순 대본 공모에 그치지 않고, 기획·개발부터 쇼케이스, 트라이아웃(시범공연)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인큐베이팅 체계를 구축해 운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예술인 복지 정책과의 연계를 통해 작가와 작곡가 등 주요 창작진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집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 기반을 정비함으로써 초기 기획 단계의 경제적 불안정을 완화하는 정책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문제는 공공 지원을 받아 무대에 오른 신작이 초연을 마친 이후의 과정이다. 해당 작품이 지속가능한 레퍼토리로 정착하기 위한 재연 및 삼연 단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미비한 실정이다. 초연 지원금이 소진된 이후의 제작 및 상연 과정은 대부분 민간 제작사나 개인의 순수 자본과 사업적 위험 부담에 내맡겨진다.


현장에서는 높은 대관료와 대관 경쟁이 재연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대학로 및 주요 공연장의 대관료 수준은 중소 제작사에 상당한 고정비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초연 관객과 평단의 피드백을 반영해 대본과 음악, 연출을 수정·보완하는 재개발 작업이 필수적임에도, 이를 위한 전용 예산이나 지원 프로그램이 부재해 작품 완성도를 높일 기회를 상실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결과적으로 유망한 신작 다수가 단발성 공연에 그치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고 있다.


뮤지컬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일회성 신작 발굴’ 중심 정책에서 ‘다년도 생애주기형 지원 체계’로의 구조 전환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공공의 신작 IP 발굴 정책이 확대된 것만으로도 매우 반갑지만, 실질적인 산업적 결실로 결합하려면 수확 단계에 해당하는 재연·삼연 지원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신작 개발이라는 초기 성과를 바탕으로 이를 정기 레퍼토리로 육성하는 보완책이 마련될 때 국내 뮤지컬 산업은 일회성 소모를 넘어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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