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23년 AI특허 연평균 27.4% 증가
상위10대기업 출원비중 26.1%→14.2%
생명의료·헬스 분야, 양적성장 1위·기술결합 속도 최하위
연도별 AI 특허 출원 건수와 전체 출원 대비 비중을 나타낸 그래프.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연구원
국내 AI 특허 출원이 8년 새 7배 가까이 늘며 전체 특허 시장의 성장을 사실상 홀로 이끌었지만, 새로운 기술을 결합해내는 속도는 분야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한국 AI 기술혁신의 분야별 구조 진단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런 결과를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한경연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출원된 국내 특허 약188만건을 전수 분석해 이 가운데 AI 특허 약9만9000건을 식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특허 출원은 2015년 2521건에서 2023년 1만7609건으로 약7배 늘어 연평균 27.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특허 출원의 연평균 증가율은 0.9%에 그쳤다.
전체 등록 특허에서 AI 특허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1.4%에서 2023년 9.0%로 대폭 상승했다. 다만 2023년 기준 미국과 중국의 AI 특허 비중이 약2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국내 AI 특허 비중은 앞으로 더 확대될 여지가 큰 것으로 평가됐다.
AI 특허를 출원한 기업 수는 2015년 921개에서 2023년 6293개로 약6.8배 늘었다. 이 기간 국내 기업의 AI 특허 출원 비중은 47.3%에서 59.4%로 높아진 반면 외국 기업 비중은 20.1%에서 7.6%로 낮아져 국내 기업이 새로운 특허 출원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AI 특허를 가장 많이 낸 상위 10대 기업의 연간 출원 비율은 26.1%에서 14.2%로 대폭 낮아졌다.
이준형 한경연 초빙연구위원은 "이러한 변화는 대기업 중심이던 AI 기술 개발의 저변이 다양한 국내 중소·신생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AI 특허 출원인 점유율과 AI 특허 출원 기업 수·집중도를 나타낸 그래프.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연구원
AI 특허는 서로 다른 기술을 새롭게 결합하는 기술 융합의 성격도 일반 특허보다 두드러졌다. 개별 기술 분야 내에서 국내에 처음 등장한 기술 결합을 담은 특허의 비율은 AI 특허가 일반 특허보다 약 1.5~2.4배 높았다. 표본 규모와 초기 기술 폭의 차이를 고려한 분석에서도 AI 특허군의 기술 다각화 속도는 일반 특허군보다 약 18.8% 빠른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런 우위가 모든 분야에서 균일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한경연이 AI 특허 비중과 기술 결합 다각화 속도를 기준으로 12개 세부 기술 분야를 유형화한 결과 기술 개발과 결합이 모두 활발한 분야부터 속도가 더딘 분야까지 뚜렷한 격차가 확인됐다.
생명의료·헬스 분야는 분석 기간 AI 특허 출원이 18.8배 증가해 12개 분야 중 가장 높은 양적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 결합 속도는 12개 분야 중 가장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AI 특허 비중과 기술 결합 다각화 속도를 기준으로 12개 기술 분야를 유형화한 그래프.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는 AI 기술혁신 양상이 산업별로 다른 만큼 분야별 강점을 살린 맞춤형 정책과 기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언어·텍스트, 음성·청각 분야처럼 AI 기술 개발과 새로운 기술 결합이 모두 활발한 분야는 한국어 데이터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어 AI 성능 측정 기준을 표준화하고 국제 AI 표준화 기구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농업·식품, 에너지·환경, 보안·인증 분야처럼 AI 도입은 초기 단계이지만 기술 결합이 빠르게 나타나는 분야는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분야 특화 학습 데이터 구축과 융합 인재 양성·영입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준형 한경연 초빙연구위원은 "단순히 특허 출원 건수가 늘었다는 것만으로 착시가 생겨서는 안 되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새로운 기술 결합과 혁신이 활발히 일어나는지를 함께 파악해야 한다"며 "일률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분야별 혁신 구조와 병목 요인을 고려한 맞춤형 정부 정책과 기업 전략을 설계해야 지금의 AI 혁신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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