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 조경태·서범수·권영진·진종오 소명 청취…결론은 한 차례 미뤄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6.08.19 00:00  수정 2026.08.19 00:10

국민의힘 윤리위, 소명 2시간 만에 마무리

진종오 기피신청 예고·조경태 반발

강경 기조와 달리 결론은 미뤄

"윤리위원들 고민 깊어진 듯"

(왼쪽부터)국민의힘 조경태·권영진·서범수·진종오 의원 ⓒ연합뉴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조경태·권영진·서범수·진종오 의원에 대한 소명 절차를 진행했지만 징계 여부와 수위 결정은 한 차례 미뤘다. 윤리위가 당초 조속히 결론을 내기 위해 이들에 대한 소명 절차를 빠르게 진행한 만큼, 향후 어떤 수준의 징계가 내려질지 이목이 쏠린다.


윤리위는 1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종오·조경태·권영진·서범수 의원 순으로 소명을 듣는 절차를 진행했다. 소명 절차는 오후 3시부터 시작해 오후 5시께 종료됐다.


앞서 진 의원은 지난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자당 박민식 후보가 아닌 무소속 후보였던 한동훈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왔다는 이유로 윤리위에 제소됐다. 당내 최다선인 조 의원은 국회 후반기 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야당 몫 후보였던 박덕흠 의원의 낙선 운동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제소됐다.


권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회 배분 과정에 불만을 품고 정점식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서 의원은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토론회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 씨(가명)의 참석 전 "돌려차기 한번 하시죠?"라고 발언하는 등 실언을 했다는 이유로 각각 윤리위에 제소됐다.


소명을 마친 직후 진 의원 측은 이날 윤리위원의 면면을 확인한 후에 자정까지 기피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 질의 방식 자체가 마치 '당신은 잘못했으니 오늘 여기서 판결받아라'는 식으로 유도하는 부분이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며 "오늘 자정까지 서면으로 (기피 신청서를) 제출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관계를 확실하게 밝히기 위해 출석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원장의 '한국말을 못 알아듣냐'는 식의 발언이 상당히 불쾌했다"고 비판했다.


진 의원의 법률대리인으로 함께 출석한 박상수 변호사는 "당헌·당규상 공정한 판단을 기대하기 어려운 위원들에 대해서는 사전에 기피신청을 서면으로 하게 돼 있다"며 "위원들에 대한 명단 제출을 지난주에 공문으로 요청했고 오늘 낮에 당으로부터 '명단을 공개할 수 없으니 윤리위원회에 참석해서 명단을 보고 기피 신청을 제출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윤리위는 진 의원 측의 기피 신청과 관련해 추가 소명 기회를 보장할지 여부를 회의를 통해 결정한 뒤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윤리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 의원은 소명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시민단체에서 내란동조자는 절대로 국회부의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2차례 성명서를 냈다. 내 양심상 그것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 과연 어떻게 해당행위가 되겠느냐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당에서 (징계) 결정을 내리면 존중할 수밖에 없겠지만 국민들께서는 국민의힘을 내란당에서 구해낸 사람은 조경태라고 이야기한다"며 "상식을 가진 윤리위원들이라면 이 문제를 올바르게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인 김씨도 이날 윤리위에 출석해 선처 탄원서를 제출하고 서 의원과 진 의원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김씨는 기자들과 만나 "이 사안이 정쟁의 수단으로 쓰이면서 2차 가해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윤리위에서 피해자를 보호해주고, 징계 관련 또다른 피해자가 되고 싶지 않아 국민의힘에서 많이 도와달라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피해 당사자가 용서를 한 사안"이라며 "당내에서 처벌이나 징계로 끝날 게 아니라 같이 교육해나가면서 당내가 화합하고 교류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냐는 차원에서 오늘 나섰다"고 전했다.


윤리위원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공감을 많이해줬고, 피해자를 보호해달라 간청했는데, 이와 관련해 굉장히 많은 호응을 해준 것 같다"며 "윤리위원의 올바른 선택을 기다리겠다. 지혜로운 결정을 해주십사 요청드렸다"고 했다.


윤리위는 이르면 이번 주 다시 회의를 열어 징계 여부와 징계 시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윤리위가 이날 징계 결론을 즉각 내리지 않은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그간 윤민우 윤리위원장이 징계 안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비교적 강경한 운영 기조를 보여왔던 데다, 이날 역시 4명의 소명 절차를 약 두 시간 만에 끝내는 등 속도감 있게 절차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윤리위가 이미 징계 여부와 수위에 대한 상당한 판단을 마친 상태에서 소명 절차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던 만큼 당초 예상과 달리 결론을 미룬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리위 관계자는 "윤민우 위원장의 그간 운영 방식을 고려하면 당연 이날 징계 수위까지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론을 미룬 것은 상당히 의아하다"며 "4명에 대한 소명 절차를 불과 2시간가량 진행한 것을 보면 대책없이 진행했단 것인데 실제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라면 징계 사유나 당사자들의 해명을 놓고 윤리위원들의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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