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으로 필로폰·합성대마 제조…2030 일당 구속기소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8.03 17:31  수정 2026.08.03 17:32

해외 유입 막히자 주택가서 '자체 제조'

공무원 연루 조직까지…합수본에 덜미

A씨로부터 압수한 제조 재료들.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제공

주거지에서 감기약을 이용해 필로폰을 제조하거나 전자담배용 액상에 합성대마를 넣어 만든 20~30대 마약사범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는 3일 마약류관리법상 혐의로 A(29)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마약류관리법상 향정 등 혐의로 B(33)씨를 각각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4년 8월~2026년 5월까지 경기 파주시 주거지에서 코감기약 1620정 등을 이용해 필로폰 약 58g을 제조하고, 이 중 0.122g을 마약사범 C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사건은 지난 5월19일 안양우편집중국에서 시작됐다. 네덜란드에서 온 마약류(2C-B)를 수거하려던 C씨가 붙잡혔고, 당시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약 0.122g의 출처를 캐묻는 과정에서 "A씨로부터 받았다"는 진술이 나왔다. 합수본은 지난 6월 A씨를 체포했으며, 주거지에서는 필로폰 제조 도구 등도 함께 발견됐다.


B씨는 지난 5~6월 경기 오산시 주거지에서 합성대마 원액에 식물성 글리세린 등을 배합해 전자담배용 액상 합성대마 3.9ℓ와 합성대마 고형물 528g을 제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렇게 만든 액상 합성대마 약 1.2ℓ와 고형물 약 6g을 은닉했고, 상선으로부터 10회에 걸쳐 제조·은닉 등의 대가로 936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받은 혐의도 있다. 합수본은 B씨가 취급한 마약류가 시가 3억3544만원 상당, 4919회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B씨는 시청 7급 공무원이 연루된 마약 유통 조직을 수사하던 합수본이 해당 조직에 마약을 공급하던 또 다른 조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붙잡혔다. 앞서 이 유통 조직의 밀수책과 드라퍼 등 관련자 12명은 먼저 구속기소됐고, B씨가 속한 조직의 상선 등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합수본 관계자는 "일상 공간 속에서 이뤄지는 마약 제조를 초기에 억제함으로써 확산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해외발 마약 유입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국내 자체 제조 사범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합수본은 이런 유형의 수사를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B씨가 제조에 쓰던 합성대마 원액.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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