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세법개정안] "서울 아파트 임대사업자, 집 팔아라"…양도세 혜택 폐지로 압박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8.04 07:00  수정 2026.08.04 07:00

내년까지 중과 배제·장특공제 50% 유지하지만

2028년부터 혜택 축소…2029년 전면 폐지

매물 출회 기대 속 전월세 공급 위축 우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조정대상지역 내 매입임대 아파트의 매도를 유도한다. 세 부담이 본격적으로 늘기 전인 내년까지 매물이 증가할 수 있지만, 민간 임대주택 감소로 전월세 가격 상승과 월세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조정대상지역에 위치한 매입임대 아파트의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의 단계적 폐지를 추진한다.


개인 임대사업자가 내년까지 해당 아파트를 양도하면 현행과 같이 양도세 중과가 배제된다.


2028년에는 중과세율의 절반인 2주택자 10%포인트(p), 3주택 이상 보유자 15%p가 적용되며, 2029년부터는 각각 20%p와 30%p가 전면 적용된다.


임대기간 중 발생한 양도차익에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율도 내년까지 50%를 유지한 뒤 2028년 30%로 줄이고 2029년부터 폐지한다.


대상은 8년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과 4년 단기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된 매입임대 아파트다. 비아파트와 조정대상지역 외 아파트, 건설임대·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이번 개편에서 제외된다.


지난 2017년 활성화됐던 등록임대사업자는 의무임대기간 준수와 연간 임대료 상승률(5%) 등의 규제를 적용하는 대신 세제혜택을 지원한 제도다.


당초 민간임대 공급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아파트 매입임대 제도는 2020년 폐지됐다.


이에 따라 기존 등록주택은 지난해부터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되는 대로 자동말소되고 있고, 의무임대기간 중 적용받던 재산세 감면과 종부세 합산배제 등 혜택도 함께 종료돼 보유세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조정대상지역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는 말소 이후에도 계속 적용돼왔는데, 이재명 정부는 이를 비거주 주택에 대한 과도한 세제 혜택으로 보고 단계적인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사실상 등록임대사업자에게 양도세 부담이 커지기 전 주택을 처분할 수 있는 시간을 줘, 주택시장 내 매물 출회를 의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의 개편안에 따르면, 2018년 6억원에 취득한 조정대상지역 아파트를 8년간 임대한 뒤 11억원에 팔 경우 내년까지 양도세는 약 9000만원이지만, 2028년에는 약 1억7900만원, 2029년 이후에는 약 3억2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처럼 양도세 부담 강화를 예고한 상황에서, 등록임대사업자들은 세 부담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임대기간이 종료된 아파트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내년 매물 증가 효과를 예상해볼 수 있다”며 “세금 부담이 커지는 고가 다주택자와 자동말소 등 세제 혜택 종료를 앞둔 임대사업자의 주택 매도가 일부 늘어날 가능성이 열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임대사업자의 이탈은 전월세 시장의 왜곡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전월세 매물의 감소와 조세 전가, 급격한 전세의 월세화가 이뤄지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단 것이다.


함 랩장은 “매입임대사업 혜택 축소로 임대주택 공급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며 “전세보다 월세로의 전환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 임대주택이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 수요를 공공이 모두 감당하기는 어렵다”며 “임대인은 양도세 공제 혜택이 줄더라도 전세보증금을 올려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매도가 어렵다면 당분간 보유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을 팔 수밖에 없을 때까지 세 부담을 계속 높이는 방식의 정책이 이어지면 강도에 따라 시장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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