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지분 70.6% 매각해 재무건전성·신사업 투자 재원 확보두산, 반도체 후공정 이어 전공정 핵심 소재까지 사업 확대SK실트론 비상장 유지…2031년 매출 3조원 목표
서울 서린동SK이노베이션 사옥 전경(왼), 경기 성남시 분당 두산타워ⓒ각사
SK㈜가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 경영권 지분을 ㈜두산에 매각한다. 반도체 소재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은 반도체 후공정에 이어 전공정 핵심 소재인 웨이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
SK㈜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금액은 약 2조3000억원으로 향후 매매대금 조정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SK㈜는 지난해 12월 기업 성장 가능성과 고용 안정, 인수 조건 등을 평가해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SK㈜는 지분 매각 목적에 대해 "재무건전성 제고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재원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SK실트론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신규 성장 사업 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1983년 설립된 SK실트론은 반도체 집적회로의 기판으로 사용되는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2017년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12인치 웨이퍼 시장에서 글로벌 3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2조원, 영업이익은 4000억원을 웃돌았다.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시장은 SK실트론과 일본 신에츠화학·섬코,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독일 실트로닉 등 5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웨이퍼 품질이 반도체 생산 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다 기술과 고객 인증 장벽이 높아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운 시장으로 평가된다.
㈜두산은 이번 인수를 통해 반도체 사업 영역을 후공정에서 전공정까지 넓힌다. 두산은 2022년 반도체 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를 인수해 반도체 후공정 사업에 진출했다. SK실트론 인수가 완료되면 웨이퍼를 생산하는 전공정 소재 사업까지 확보하게 된다.
㈜두산은 현재 인공지능(AI) 가속기용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하는 전자BG와 두산테스나를 중심으로 반도체·첨단소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SK실트론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과 배당을 더해 자체 사업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주주가치 제고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두산은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시장 성장으로 웨이퍼 사업이 2032년까지 연평균 7%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고객과의 거래를 확대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해 메모리용 웨이퍼 시장에서 글로벌 2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2031년 SK실트론 매출 목표는 약 3조원으로 잡았다.
다만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을 담당하는 SK실트론 미국법인은 청산하기로 했다. ㈜두산은 주력인 실리콘 웨이퍼 사업을 중심으로 SK실트론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인수 계약으로 ㈜두산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SK실트론은 상장하지 않을 것이며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두산 주주가치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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