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지대가 최고"…정기예금 25조 늘고 대기성 자금 '썰물'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8.04 07:05  수정 2026.08.04 07:05

증시 변동성에 뭉칫돈 은행으로

시중은행 예금금리 연 3% 안착에

지방은행은 연 4% 육박하기도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84조9399억원으로 집계됐다.ⓒ연합뉴스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한 달 만에 35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예금 금리가 연 3%대 후반까지 오르자, 투자처를 찾지 못해 통장에 머물던 대기성 자금이 대거 은행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84조9399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 잔액이 949조3998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불과 한 달 새 35조5401억원이나 급증했다.


지난 2022년 10월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성장세다.


지난해 말 잔액이 939조2863억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7개월여 만에 무려 45조6536억원이 추가로 불어난 셈이다.


정기예금으로 시중 자금이 대거 쏠린 일차적 원인으로는 수신 금리의 꾸준한 상승세가 꼽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과 은행권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한 수신 경쟁이 맞물리면서 주요 예금 상품의 금리가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 이들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2.90~3.30% 수준을 형성하며 3%대에 안착했다.


주요 상품별로는 신한은행의 '신한My플러스 정기예금'이 연 최고 3.30%의 금리를 제공하고, 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최고 연 3.20%의 금리를 제공한다.


시중은행에 비해 자금 조달 수요가 더욱 급한 지방은행들은 최고 연 3%대 후반의 고금리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iM뱅크의 'iM스마트예금'은 연 최고 3.55%, 광주은행 '굿스타트예금'은 연 최고 3.76%를 제공한다.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만기일시지급식)'의 경우 연 3.81%까지 상단 금리를 올리며 시중의 뭉칫돈을 끌어모으는 중이다.


반면 언제든 인출해 증시나 부동산 등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은 역대급 감소세를 나타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65조8879억원으로, 전월 대비 56조4049억원 급감했다.


이는 5대 은행 합산 통계가 공식 집계되기 시작한 2019년 1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금융권에서는 국내외 증시의 불확실성 확대와 은행권 예금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대기성 자금의 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분석한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식시장 강세에 힘입어 수시입출금 통장에 머물던 대기성 자금이 최근 정기예금 등으로 빠져나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조정과 가격 변동성 확대에 부담을 느낀 자금이 확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 유지 가능성도 이 같은 자금 이동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다.


한은이 향후 물가 흐름을 고려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자금을 안정적인 고금리 상품에 장기적으로 묶어두려는 수요가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의 변동성이 확대된 반면, 은행 예금 금리는 상반기 대비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당분간 안전자산으로 시중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