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취향 소비에 국산 전통주 주목
전국 69개 양조장·지역 관광자원 연계
철도역·항공으로 유통·홍보 채널 확대
29일 충남 예산군 예산사과와인에서 정제민 대표가 오크통 숙성고와 애플브랜디 제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젊은 세대는 우리 세대처럼 취하기 위해 술을 많이 마시는 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술을 마시면서 즐거움과 행복을 찾습니다.”
젊은 층의 주류 소비가 취향과 이야기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국산 농산물로 만든 전통주가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제품 구매를 넘어 양조장을 직접 찾는 체험형 관광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또 단순히 술을 구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양조장을 찾아 제조 과정을 살펴보고 직접 맛보는 체험형 관광 수요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29일 찾은 충남 예산군 예산사과와인에는 사과와인을 증류해 브랜디와 증류주를 만드는 시설과 오크통 숙성고가 자리하고 있었다. 지역 농가에서 공급받은 사과가 술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둘러보고 제품을 시음하기 위해 연간 약 2만5000명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예산사과와인이 사용하는 사과는 연간 500t 안팎이다. 코로나19 시기까지만 해도 연간 약 30t을 사용했지만, 지난해 수확분은 현재까지 466t을 소비했다. 지역 110개 농가에서 공급받은 물량으로, 양조장 한 곳이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이자 관광 거점 역할을 함께 맡고 있는 셈이다.
정제민 예산사과와인 대표(와인생산협회장)는 “500㎖짜리 50도 애플브랜디 한 병을 만드는 데 평균 6kg 이상의 사과가 들어간다”며 “젊은 소비자들이 이야기가 있는 술을 찾고 위스키를 즐기는 층도 우리 술을 많이 소비하면서 지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정제민 예산사과와인 대표(와인생산협회장)가 양조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전국 69개 ‘찾아가는 양조장’ 관광자원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역 양조장을 농산물과 향토음식, 주변 관광지에 연결하는 ‘찾아가는 양조장’ 투어를 추진한다. 지난 6월 공개한 미식 관광·체험 로드맵 ‘K-미식 여정’의 하나로 7월 K-치킨벨트에 이어 8월부터 양조장 투어를 선보일 계획이다.
찾아가는 양조장은 지역의 우수 양조장을 선정해 생산시설 견학과 전통주 시음, 술 빚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3년 2곳을 시작으로 2021년 46곳, 2024년 59곳, 지난해 64곳에 이어 올해 69곳으로 늘었다.
투어코스는 전국 69개 양조장을 경기·강원·충청·경상·전라·제주권으로 나눠 구성한다. 양조장의 지역 대표성과 체험 프로그램, 지역 농산물·향토음식과의 연계성, 교통 접근성 등을 반영해 주변 관광지와 함께 둘러볼 수 있도록 한다.
충청권에서는 예산 사과를 활용하는 예산사과와인과 당진 해나루쌀·연잎으로 술을 빚는 신평양조장 등이 주요 코스로 소개된다. 전라권에서는 전통 누룩을 사용하는 정읍 한영석발효연구소, 제주권에서는 제주 좁쌀로 술을 빚는 고소리술익는집 등이 포함된다.
농식품부는 양조장 체험을 지역 농산물 소비와 관광객 유입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전통주를 단순히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료가 생산되는 지역과 제조 과정, 향토음식까지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묶겠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K-미식여정 2탄으로 찾아가는 양조장 투어코스를 발표했다.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철도역·편의점으로 전통주 소비 접점 확대
전통주 생산 기반도 확대됐다. 전통주 출고량은 2018년 9700㎘에서 2021년 1만8600㎘, 2024년 2만2900㎘로 늘었다. 제조면허 수는 같은 기간 1037개에서 1957개로 증가했고, 수출액은 1760만달러에서 2370만달러로 확대됐다.
농식품부는 양조장 관광과 함께 전통주의 유통·판매 경로도 넓힐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대전역에서 충청권 찾아가는 양조장이 월별로 순환 입점하는 팝업스토어를 시범 운영하고, 운영 성과를 토대로 전국 주요 철도역으로 확대한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스토리웨이에는 우리술품평회 수상작 등 우수 전통주의 입점을 늘리고 시음 행사도 추진한다. 용산역 ‘찬들마루’ 일부 공간은 찾아가는 양조장이 순환 입점하는 전통주 전문 판매장으로 운영한다.
앞으로 양조장 체험과 지역 농산물, 향토음식을 결합한 철도관광 상품도 개발한다. 편의점과 항공 등으로 유통 채널을 넓히고 재외공관을 활용한 홍보·시음 행사 등을 통해 해외 소비자와의 접점도 확대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찾아가는 양조장은 술을 만드는 공간을 넘어 지역 농산물과 고유한 식문화가 집약된 관광자원”이라며 “전통주와 향토음식, 주변 관광지를 연계해 지역 방문과 소비를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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