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F2세대 유충까지 증식 기술 완성
태안·신안 해변에 F1 유충 442마리 재도입
서해안 단단한 모래톱 위에서 활동 중인 닻무늬길앞잡이 암컷. ⓒ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곤충인 닻무늬길앞잡이의 생애주기 인공증식 기술이 국내에서 확보됐다. 인공 사육환경에서 태어난 개체가 다시 자손을 생산하는 데 성공하면서 서식지 복원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닻무늬길앞잡이의 생애주기 인공증식에 최근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닻무늬길앞잡이는 서해안의 단단한 모래사장에 서식하는 육식성 딱정벌레다. 등판에 닻 모양의 녹색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성충은 매년 6∼7월 활동한다. 유충은 모래사장에 굴을 파고 2∼3년간 생활하며 무척추동물과 해충 등을 먹고 성장한다.
닻무늬길앞잡이는 건강한 해안 생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종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해안 개발로 서식지가 계속 줄고 훼손되면서 멸종위기에 놓였다.
국립생태원은 국내 절멸을 막기 위해 2023년부터 증식·복원 연구를 추진했다. 지난해 6월 자연 서식지에서 확보한 암컷 성충 3마리로부터 유충 150마리를 얻은 뒤 실내 월동에 성공했다.
올해 5월에는 인공증식한 성충 28마리로부터 F2세대 유충을 확보했다. F2세대는 야생 개체의 자손인 F1세대가 사육환경에서 성숙해 생산한 자손으로, 서식지 외에서 세대를 이어갈 수 있는 인공증식 집단을 의미한다.
국립생태원은 국립공원공단과 협력해 2024년부터 인공증식한 F1세대 유충 442마리를 자연 서식지에 재도입했다. 태안 해변에 323마리, 신안 해변에 119마리를 각각 방사했다. 앞으로 서해안 개체군의 건강성이 회복될 때까지 복원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최승운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장은 “이번 생애주기 인공증식 기술 확보는 급격히 감소하는 국내 개체군의 본격적인 복원을 추진할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확보한 기술을 유관 기관과 민간에 공유하고 생태산업계와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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