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예비경선 투표율 37.44% 그쳐
"친청계 강성당원들 결집" 해석 나오자
김민석 "전당원 100% 투표운동 환영"
'1인1표·선호투표·친문' 등 변수 여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김민석, 송영길 당대표 후보자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발표에서 본경선 진출을 확정 지은 뒤 꽃다발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본경선에서 당원 투표율이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번 전대가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의 가치가 같은 1인 1표제로 치러지는 만큼 투표율에 따라 주도권이 엇갈릴 수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아울러 처음으로 도입되는 선호투표제의 영향 역시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 후보는 25일 엑스(X·옛 트위터)에 "전당원 100% 투표운동을 환영한다"며 "100% 전당원 투표참여 운동에 참여해서 진짜 당원주권시대를 함께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당원 100% 투표 운동본부 발대식'을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는 김 후보도 참석했다.
김 후보는 지난 예비경선 발표 때부터 '전당원 100% 투표'를 강조해온바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예비경선 결과 발표 직후 "오늘 37%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본경선에서는 당원주권과 1인 1표를 기념해 100% 당원 투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당과 후보들이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당 8·17 예비경선 투표율은 중앙위원급은 88.38%, 권리당원급이 37.42% 였다. 총선거인단 기준으로는 37.44%에 불과한 수치다. 총 선거인단 수로는 155만4259명 중 58만1872명만 투표에 참여한 것이다. 저조한 투표율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건 정청래 후보 측 계파가 전원 생존한 만큼, 이번 예비경선이 친청계의 조직력과 결집력을 확인시켜준 셈이 됐다는 분석이다.
예비경선은 지난 21일부터 사흘 간 국민여론조사와 중앙위원·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대표 1인1표, 최고위원 1인1표 2인 연기명 방식이었다. 대표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35%, 권리당원 35%, 국민여론조사 30%를 반영했으며, 최고위원 예비경선을 중앙위원 50%·권리당원 50%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진행했다.
중앙위원 투표율이 88%로 권리당원 투표율인 37%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음에도 정 후보 본인은 물론이고 친청계인 이성윤·한민수·최민희(기호순) 의원이 본경선에 진출했다는 건 친청계 권리당원의 결집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친청 쪽에서 얘기한 확고한 지지층이 이번 예비경선에서 확인된 걸로 봐야 한다"며 "1인 1표가 도입된 만큼 얼마나 더 많은 강성을 투표하게 하느냐가 선거 향방을 결정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본경선이다. 이번 8·17 전대는 정 후보가 대표 시절 도입한 권리당원 1인 1표제가 처음 적용되는 대의원·권리당원 70%, 국민 여론조사 30%의 방식으로 치러진다. 지난해 8·2 전대 당시 대의원 1표당 권리당원 17.5표 수준이던 가중치가 사라져 권리당원 표심이 결과를 결정하는 구조다. 정 후보는 지난해 전대에서 대의원 투표에서는 박찬대 후보에게 뒤쳐졌지만 권리당원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된 바 있다.
예비경선에서 친청계의 결집력이 증명된 만큼 투표율을 높이는 쪽이 김 후보와 송영길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단 해석이 나온다. 중도·일반 당원의 참여가 늘수록 친청계를 지지하는 강성 권리당원이나 조직의 비중이 희석될 수 있어서다. 특히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앞선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투표율 확대는 선거 구도를 김 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꾸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한민수, 이성윤 최고위원 후보자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김민석 당대표 후보의 신천지 의혹 제기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하지만 투표율이 높아지는 것이 친청계에 불리하게만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친청계가 입을 모아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주장하고, 1인 1표제 등 선명성을 강조할 수 있는 이슈를 꺼내 강성 당원들의 마음을 얻고 있어서다. 이에 본경선에서 권리당원 투표 비율이 높아지면 친청계에 유리한 강성 당원이 대거 유입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친청계 지지층이 대거 유입된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전국 권리당원 선거인단 날짜와 친청계의 당선 가이드가 적힌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앞서 예비경선 당시 이성윤·한민수·최민희 의원을 본경선에 올리기 위해 등장했던 '생일별 투표 가이드'와 비슷한 내용이다. 이들은 이번엔 '홀수년생은 최민희·한민수'에 '짝수년생은 최민희·이성윤'에 투표하라는 가이드를 만들기도 했다.
변수는 또 있다. 이번 전대에 처음으로 적용되는 선호투표제다. 김 후보 측은 사실상 같은 친명(친이재명)으로 선거에 나서는 송 후보 측 당원들이 찍은 2순위표 확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예비경선에서 박선원·김영호 의원 등 친송(친송영길)계가 본선 진출을 이뤄낸 만큼 당원 내 송 후보의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당원 투표율이 높아져 1번과 2번 순위표를 많이 확보할수록, 김 후보와 송 후보에게 판세가 유리해지는 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예비경선에서 투표율이 낮은 건 이른바 강성당원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이번 결과로 친명 측 강성 당원들과 새로 유입된 뉴이재명 측이 대거 투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어 보인다"고 관측했다.
본경선 진출이 무산된 친문(친문재인)계 고민정 의원의 지지층이 어디를 향할지도 관심사다. 오차범위 내 혈투가 예상되는 만큼 친문계의 대표주자격인 고 의원의 지지세를 흡수하느냐가 결정타가 될 수 있어서다. 친문계는 표면적으로는 친노·친문 노선을 내세운 정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 의원이 정 후보를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여온 만큼 친문계의 표심이 친청계로 옮겨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다른 민주당 한 관계자는 "요즘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고 진짜 박빙은 박빙인 것 같다"며 "결국 한 표라도 더 얻고, 2순위에 누구 이름이 적히느냐가 중요한데 진짜 친문계들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고, 투표하게 하는 것이 승부를 가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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