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평론가'에 휘둘리는 거대여당…민주당 8·17 전대 뒤흔든 말들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7.23 23:00  수정 2026.07.23 23:00

유시민, '李정부 필패·어물전·재건축론' 꺼내들어

김어준, '보완수사권 폐지' 주창하며 여론몰이 앞장

기탁금 논란 만든 정민철, 테슬라 오너 밝혀져 뭇매

당밖 목소리에 당내도 우왕좌왕…'분열 우려' 고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6월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돌베개X평산책방 부스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북 토크를 하기 전 음료를 마시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재건축하려고 했던 것"(유시민, 6월 26일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방송)


"이 대통령이 재건축인지 재개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계 개편을 머릿속에 둔 것 같은데, 옳다 그르다를 떠나 필연적인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유시민, 7월 15일 유튜브 '매불쇼' 방송)


"뉴이재명 세력의 수장은 이재명 대통령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품질 좋은 생선을 파는 어물전도 비린내가 나기 마련이고, 어떤 제한도 두지 않고 내버려두면 모든 어물전은 썩은 내를 풍기게 돼 있다. 썩은 내가 나기 전에 빨리 그것을 정화해야 한다"(유시민, 7월 21일 유튜브 '2분 뉴스' 방송)


"이런 정도의 사건은 1년에 몇 건씩이나 있는데 최근 일주일 동안 거의 모든 언론에서 톱을 장식하고 있다. 장윤기 사건을 가지고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안 된다고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것"(김어준, 7월 9일 유튜브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방송)


"(2026년형 테슬라 모델3 하이랜드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를)산 것은 사실이다. 어디에서도 생활이 어렵다고 말한 적은 없다. 돈이 없어서 울었다는 해석은 사실과 다르다"(정민철, 7월 21일 유튜브 '이정주의 질문하는 기자' 방송)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외부 평론가 및 유튜버들의 발언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격화되고 있는 당권경쟁을 강한 언어로 비판하며 더 큰 분열을 만들거나, 특정 사안에 지침을 내리는 식의 발언들이 쏟아지면서 논란거리만 양산된다는 지적에서다. 당내에선 평론가들과 유튜버들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록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 간 당권경쟁이 격화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친명계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23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필패론'과 '어물전론' 등을 꺼낸 유시민 전 이사장을 향해 "화가 쌓여 병이 된 것 같다"며 "자기의 필연적 필패론이 입증되기를 바라는 형태로 하고 있어서 우려스럽고, 절제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검찰개혁,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경선이 벌어지는 가운데 심판과 비판의 영역으로 있을 것인지, 선수와 응원단장의 역할을 할 것인지 길목에 와 있다. 본인의 스탠스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유 전 이사장 역할을 본인 스스로가 되돌아보고, 어떤 방식이 민주·진보 진영과 민주당의 통합과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인지 서로서로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도 왔다"고 직격했다.


친여성향 유튜버인 김어준씨 ⓒ뉴시스

유 전 이사장은 '필패론'과 '어물전론', '재건축론'에 이어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3월에는 이른바 'ABC'론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층을 가치 지향의 A그룹, 이익과 성공 중심의 B그룹, 그리고 이들의 교집합인 C그룹으로 나눠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은 계속해서 당내에 파장을 일으켜왔다. 특히 당내에선 유 전 이사장이 원외 인사인데다 평론가인데도 당내에 너무 큰 분열의 씨앗을 던진다는데에 비판이 나온다.


김병주 의원은 이날 뉴스1 유튜브에 출연해 유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분열의 언어라고 보고 있다. 아주 부적절하다"며 "(유 전 이사장이) 영향력 있는 정치 평론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절제된 언어를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5선의 박지원 의원은 지난 22일 MBC라디오에서 "유 전 이사장은 비평한다면서 정치 한복판에 선다. 지금 같은 말을 계속하는데 고장 난 녹음기를 계속 돌리고 있어서 국민에게 호응이 없는 것 같다"며 "유시민의 메아리는 여기서 끝났다. 유 전 이사장이 그런 의도는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내란 세력을 득 되게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박선원 의원도 지난 22일 페이스북에"'이재명 필패'를 예견한다더니 아예 필패의 진흙탕으로 끌고 가려는 (유시민) 평론가 선생님. 이제 할 만큼 하셨죠? 그만하라"라고 적었다.


친여권 성향의 유튜버들의 발언 역시 당과 전대 국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어준씨가 대표적이다. 김씨는 이날 방송에 출연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각각 위원장과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서영교·김승원 민주당 의원에게 "(보완수사권 폐지를) 기정사실로 하고 법사위는 달려가는 것 아닌가”라고 발언했다. 수차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촉구해온 김씨가 재차 여론형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했던 정민철 정책위 부의장이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에서 ″제가 소년가장이다. 기탁금을 내 줄 친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하며 오열했다. ⓒ유튜브 '정민철의 진짜예요?' 캡처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는 강성당원의 표심과 직결된 전대 최대 이슈 중 하나다. 하지만 장윤기 사건으로 경찰의 은폐수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보완수사권을 일부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 때도 김씨는 소위 "1년에 몇 건씩이나 있는 사건"이라는 발언을 통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바 있다.


또 김씨는 지난 22일 방송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제1소위원회 9명 명단을 띄워, 김남희·박균택 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3명 이름을 붉은색으로 표기하기도 했다.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주장해온 해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같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심지어 김씨는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을 빨리 확정해야 한다. 문자, 전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지지층을 자극하기도 했다.


신천지의 전대 개입 논란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먼저 띄웠지만, 이슈는 유튜브를 통해 더 커져갔다. 특히 정청래 전 대표가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복역 중인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의 정명석 총재가 '정청래 작은아버지'라는 말까지 유포되기도 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22일 저녁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어느 유튜버가 JMS 정명석 씨가 저의 작은 아버지라고 해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다"며 "정명석 씨와 일면식도, 전화 한 통 한 적 없고 어디 사는지도 모른다"고 펄쩍 뛰기도 했다. 유튜브가 의혹 제기의 통로로 활용되는 모양새다.


유튜브를 통해 이슈를 생산해낸 사례는 또 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던 정민철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이 꺼낸 '기탁금 이슈'가 그 사례 중 하나다.


정 부의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정민철의 진짜에요?' 방송에서 "최고위원 후보 기탁금이 지난해 500만원에서 올해 2000만원으로 올랐고, 청년 후보는 절반인 1000만원을 내야 한다"며 "원외 청년 후보는 후원회조차 만들 수 없어 기탁금 마련이 더욱 어렵다. 친족에게 돈을 받으면 된다는데 기탁금을 내줄 친족이 없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이 대통령이 직접 기탁금 인하 의견을 내면서 해당 이슈는 급속도로 확산됐다. 결국 민주당 중앙당선관위는 그 이후 회의를 열어 기탁금을 인하하는 결정을 내렸다.


문제는 그 이후에 터져나왔다. 기탁금 인하를 요구하며 눈물까지 흘렸던 정 부의장이 고가의 테슬라 차량을 구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정 부의장은 최근 국내 판매가가 5300만원인 2026년형 테슬라 모델3 하이랜드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를 신차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차량은 정 부의장이 거주하는 역세권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의장은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이정주의 질문하는 기자'에 출연해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선관위가 보내온 법 조항에 '친족은 후원이 가능하다', '친족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며 "어릴 때 부모님이 파산했다. 친족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그 시절이 떠올랐고, 그 감정 때문에 울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는 울지 말았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내든 당 밖이든 각자 역할이 있는 건 알겠지만 최근엔 외부에서 나오는 얘기들이 너무 세서 가끔은 진짜인가 싶을 때가 있다"며 "이 말들이 당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한 번 더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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