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한특위, ‘한방병원 압수수색’ 관련 기자회견 개최
원외탕전실·한약 조제관리체계 안전관리 부실 지적
자생한방병원 “의혹 사실과 달라…법적 조치 검토도”
박상호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의협 한특위) 위원장(가운데)이 23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한방병원 압수수색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의사단체가 최근 불거진 한방병원 압수수색 사건과 관련, 철저한 수사와 함께 한약 조제관리체계, 원외탕전실 운영, 자동차보험 한방진료 제도의 전면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특정 의료기관의 문제가 아닌 한방진료 체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며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박상호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의협 한특위) 위원장은 23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한방병원 압수수색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수백억원대 보험사기 혐의를 받는 한방병원 압수수색과 관련해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 한방진료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특정 한방병원 하나의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며 “한약 조제관리체계와 원외탕전실 운영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자생한방병원과 자생의료재단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교통사고 환자에게 한약을 무분별하게 처방해 수백억원대 보험금을 부당하게 편취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서다.
좌훈정 의협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환자를 진료하기 전에 동일한 처방을 미리 만들어 보관하고 공급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환자 맞춤형 조제라는 제도 취지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조제와 제조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현행 제도에는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고, 정부가 시행 중인 원외탕전실 인증제 역시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약의 안전성과 품질관리 역시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원외탕전실에서 제조되는 조제한약과 약침액은 성분과 함량, 제조 이력, 품질관리 등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관리·공개되지 않아 제조 과정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상호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의협 한특위) 위원장(가운데)이 23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한방병원 압수수색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증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5년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전체 진료비는 2조8114억원으로 전년 2조7276억원보다 838억원(3.07%) 증가했다. 한방 진료비가 의과를 압도하는 가운데, 그 격차는 2024년 약 5100억원에서 지난해 약 590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방 진료비가 전체 진료비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의협은 심평원 통계를 인용해 한의원 환자 수가 약 83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방 입원 진료비는 5974억원으로 전체 한방 진료비의 35.2%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입원 명세서 건수는 한방 전체의 4.4%인 57만4000건에 그쳐 소수의 입원 진료에 비용이 집중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재홍 의협 한특위 위원은 “자동차보험 진료에서 한방 환자 수와 진료비가 의과를 앞지르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은 단순한 수요 증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일부 한방의료기관의 과도한 자동차보험 진료비 청구 사례가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으며, 이는 제도와 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만 의협 정책이사 겸 한특위 부위원장도 “수사기관이 법과 원칙에 따라 외부의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주길 바란다”며 “원외탕전실과 한약 조제관리체계, 자동차보험 한방진료의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자생한방병원은 제기된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며 법령과 의료기준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자생한방병원은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관련 법령과 의료기준에 따라 환자별 처방에 근거해 한약을 개별 조제하고 있으며, 일괄 제조와 일괄 투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사한 사안에 대해 총 8건의 불송치 결정이 내려진 만큼 반복적인 고소는 고소권 남용 소지가 있다. 허위 고소와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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