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토론회서 나온 결론은…李, 보유세·대출 어떻게 정리했나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7.24 05:00  수정 2026.07.24 05:00

"똘똘한 한 채가 심각한 문제" 세제 개편 시사

"성급한 대출 완화, 섬세하게 접근해야" 우려도

野 "답정너 여론몰이"…24일 맞불 토론회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직접 주재했다. 세제·금융·공급을 아우르는 정책 방향을 국민 앞에서 제시한 자리로, 세제 개편의 윤곽이 상당 부분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190분간 진행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 모두발언에서 부동산의 이중적 성격을 짚었다. 이 대통령은 "주택이라고 하는 게 꼭 주거 수단이기보다는 투자 수단이기도 하다"며 "문제는 그 비중이 어느 정도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공급 확대의 현실적 한계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서울에서 택지 개발을 하려 해도 땅을 찾기가 어렵다"며 대규모 신규 단지 조성이 쉽지 않은 상황을 언급했다. 다만 가격 통제 자체에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억지로 가격을 낮추자는 게 아니다"라며 "목표를 정해놓고 수요·공급을 억제·조정하겠다는 건 사회주의 국가에 가까운 방식"이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띈 대목은 '똘똘한 한 채' 현상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 대통령은 "똘똘한 한 채가 우리나라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며 "1가구 1주택을 존중·보호하자는 취지가 오히려 효율적으로 투기할 기회를 만든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거주용이냐 투자·투기용이냐를 구분하지 않으니 그 작은 구멍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고가주택에 대해서도 "특정 지역에 특별한 의미가 있어 비싸게 거래되는 걸 왜 통제하겠느냐"면서도 "그만큼의 사회적 부담은 함께 져야 한다"고 밝혀, 초고가 1주택 보유세 강화 방향에 무게가 실렸다.


세제 발제를 맡은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관련 쟁점을 짚었다. 강 교수는 현행 제도에서 30억원짜리 주택 1채보다 10억원짜리 주택 3채를 가진 경우 종부세가 더 높게 적용되는 점을 지적하며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주택 보유 수가 아닌 가액을 기준으로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도세 쟁점으로는 비거주 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거주공제 확대 여부, 초고가 주택 과세 형평성, 매도를 지연시키는 '동결효과' 최소화 방안, 보유세 강화에 따른 양도세 조화 설계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금융 분야 발제를 맡은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금융 시스템 재점검'을 주제로 발표했다. 토론회에서는 획일적으로 대출 총량을 조이는 양적 규제 대신, 대출 자원에 부담금을 매기는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등 질적 규제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자유토론에서는 성급한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한 참석자는 "목이 마르다고 소금물, 바닷물을 마실 수는 없다"며 실수요자 배려는 필요하지만 소득 수준 등 개인별 상황이 다른 만큼 섬세하고 제한된 수준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도 실거주 예외 사유는 폭넓게 인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직장이나 자녀 교육 때문에 잠깐 비우는 것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는 지적이 많다"며 "앞으로는 '실거주' 대신 '거주용'이라는 용어로 바꿔, 다른 사정으로 잠깐 비거주하는 경우도 거주용으로 보고 실거주자와 같이 취급하자"고 제안했다.


세제 개편 강도를 둘러싼 온도차도 있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조만간 나올 세제 개편안이 강력해야 한다"며 "칼집에서 칼을 뽑았는데 녹슨 칼이 나온다면 시장을 잡기 어렵다"고 촉구했다. 정 교수는 "보유세를 강화하면서 양도세를 낮추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모두가 만족할 정책은 없다"며 "공직자는 권한을 행사하는 만큼 책임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제 개편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과제도 미루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토론회 내내 본인의 분당 아파트 근저당 논란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여야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토론회 결과를 입법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투기는 철저히 차단하되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는 든든히 지키겠다"고 말했다.


반면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100분간 이어진 부동산 정책 토론회는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허울 좋은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현장의 절규와 시장의 경고는 외면한 채 정부의 정책 실패를 정당화하는 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일방적인 정책 자랑이나 훈계가 아니라 왜 서울 강북마저 '국평 20억 시대'가 열리고, 청년과 무주택 서민들이 주거 사다리 밖으로 내몰렸는지에 대한 정부의 솔직한 고백과 정책 대전환"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24일 맞불 성격의 '부동산정책 정상화 토론회'를 별도로 열어 시장 정상화 대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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