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생산성 높이는 대신…10년 뒤 일자리 25만6000개 감소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7.22 11:00  수정 2026.07.22 11:00

향후 10년간 총요소생산성 1.5~3.5% 상승

전문가·사무·판매직 등 중·고숙련 고용 충격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이 앞으로 10년간 한국 경제의 총요소생산성(TFP)을 최대 3.5% 높이는 대신 일자리 약 25만6000개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경제 전반으로 퍼지는 가운데 전문가와 사무·판매직 등 중·고숙련 직종에는 고용 충격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2일 공개한 AI의 거시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직업별 세부 과업을 분석한 결과 현재 AI 기술로 일부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직업은 전체의 72%로 추정됐다. 연구개발(R&D)·정보통신과 경영·사무 등 디지털 정보 처리와 규칙에 따른 의사결정이 많은 직군에서 자동화 가능성이 높았다.


대면서비스와 사회복지 등 사람 간 상호작용이 중요한 직군은 자동화 여지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업무 과정에서 맥락을 이해하거나 도덕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자동화가 가능하더라도 비용을 고려하면 현재 AI가 실제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범위는 크지 않았다. AI 도입·운용비용과 노동비용 절감분을 비교한 결과 경제성을 확보한 자동화 규모는 일자리 기준 1.4%, 매출액 기준 1.8%로 나타났다.


고숙련·고임금 사무·기술직은 AI에 노출되는 업무가 많지만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만큼 완전한 대체보다 업무를 보완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저임금 단순노무직은 AI 도입으로 줄일 수 있는 노동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자동화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는 향후 10년 동안 자동화의 영향을 받는 경제 규모는 일자리 기준 8.1%, 매출액 기준 10.5%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 재무자료와 AI 도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AI를 도입한 기업의 상용근로자 1인당 매출액은 약 20% 증가했다. 생산성 향상은 전체 매출 확대와 일부 고용 조정을 통해 이뤄졌으며 제조와 판매 목적으로 AI를 활용한 기업에서 효과가 뚜렷했다.


AI만 단독으로 도입한 경우보다 사물인터넷(IoT)과 모바일, 빅데이터 등 다른 디지털 기술을 함께 활용했을 때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났다. KDI는 AI가 독립적으로 성장을 이끄는 기술이라기보다 기존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범용기술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효과를 반영하면 생성형 AI 확산은 향후 10년간 국내 총요소생산성을 1.5~3.5%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연평균으로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0.15~0.35%포인트 높이는 수준이다.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의 생산성 향상이 전후방 산업으로 확산되는 효과까지 반영한 결과다.


보고서는 현재 AI에 노출된 과업 가운데 일부가 자동화되고 10년 뒤에는 노출된 과업이 모두 자동화된다는 전제를 적용했다.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 폭은 기업 분석 결과인 20%를 기준으로 11~29% 범위로 가정했다.

생산성 향상의 이면에서는 일자리 감소가 예상됐다. 10년 뒤 AI로 대체되는 일자리는 연간 약 25만6000개로 2024년 전체 취업자의 2.1%에 해당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문가와 사무·판매직 등 중·고숙련 직종을 중심으로 고용 감소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고임금 직종의 임금 상승률도 둔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직종 간 임금불평등은 지니계수 기준으로 소폭 개선되거나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KDI는 AI 확산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끌어내면서 고용 충격을 줄이기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단기적으로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의 직무 재설계와 재교육을 지원하고 공공 클라우드와 공동 그래픽처리장치(GPU) 센터를 운영해 중소기업의 AI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공서비스 분야에 노동 보완형 AI를 보급하고 산업별 AI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고노출 전문직을 중심으로 노사정 협의체를 운영해 직무 전환과 임금체계를 논의하고 비정형 노동 증가에 따른 실업급여 사각지대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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