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드론전 영웅 국방장관 전격 경질…반정부 시위 폭발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7.17 02:03  수정 2026.07.17 07:25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월 25일 리투아니아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드론 전력 강화와 군 현대화를 주도한 미하일로 페도로우(35) 국방장관을 취임 6개월 만에 전격 해임했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군 수뇌부를 둘러싼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면서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수백 명의 시민은 수도 키이우 중심가에 모여 페도로우 장관 경질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군 개혁을 이끌던 인물을 전쟁 도중 교체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정부 결정을 비판했다. 일부는 군 총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를 겨냥해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1991년생인 페도로우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끈 인물이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에는 드론 전력 확대와 첨단기술 기반 전쟁 수행 능력 강화에 핵심 역할을 맡아왔다. 스타링크 통신망 확보와 무인기 생산 확대를 주도하며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쟁'을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올해 1월 국방장관에 임명된 뒤에는 무기 조달과 군 행정 개혁에도 속도를 냈다.


그러나 그는 징집 제도 개편과 군 운영 방식 등을 놓고 시르스키 총사령관과 지속적으로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두 사람이 핵심 현안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결국 직접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측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통령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도로우 장관은 경질 직후 "새로운 전쟁 현실에 맞는 개혁이 필요했지만 여러 장애물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의 경질 이후 공군 부사령관 등 일부 군 관계자가 사의를 표명하는 등 군 내부에서도 동요가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후임 국방장관 인선을 포함한 개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AP는 이번 인사가 전시 지휘체계 재정비를 위한 조치라는 정부 설명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군의 혁신을 이끌던 핵심 인물을 잃게 됐다는 우려와 함께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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